[OSEN=이인환 기자] 결과는 무승부였지만, 의미는 분명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성사된 ‘코리안 더비’의 주인공은 정우영(우니온 베를린)과 이재성(마인츠)이었다.
우니온 베를린과 마인츠는 11일(한국시간) 베를린 슈타디온 안 데어 알텐 푀르스테라이에서 열린 2025-2026시즌 분데스리가 16라운드에서 2-2로 비겼다. 승부는 갈리지 않았지만, 경기 흐름과 장면의 주인공은 분명했다.
출발은 마인츠였다. 선발로 나선 이재성이 전반부터 경기를 지배했다. 전반 30분, 왼발로 띄운 침투 패스가 수비 라인을 단숨에 가르며 나딤 아미리에게 연결됐다. 아미리는 발리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기록은 도움. 이재성의 시야와 타이밍이 만든 선제골이었다.
기세는 이어졌다. 후반 24분, 다시 이재성이 관여했다. 왼쪽 측면에서 공을 운반한 뒤 찔러준 패스가 니콜라스 페라트슈니히에게 향했고, 문전으로 연결된 공을 베네딕트 홀러바흐가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스코어는 2-0. 이재성은 직접 득점은 없었지만, 두 골의 흐름에 모두 관여하며 마인츠 공격의 중심에 섰다. 올 시즌 리그 첫 도움이라는 기록도 남겼다.두 골 차로 끌려가던 우니온 베를린은 변화를 택했다. 후반 중반, 교체 카드로 정우영을 투입했다. 선택은 적중했다. 후반 32분 데리크 �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정우영이 몸을 던지며 헤더로 연결했다. 골망이 흔들렸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 첫 골. 팀의 추격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베를린의 반격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41분 프리킥 상황에서 다닐료 두키의 헤딩이 크로스바를 강타했고, 흘러나온 공을 마린 류비치치가 다시 머리로 밀어 넣었다. 승부는 원점, 2-2가 됐다. 이후 양 팀은 추가 득점을 만들지 못했고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결과만 보면 우니온 베를린은 승점 1을 더해 9위(6승 4무 6패, 승점 22)를 유지했고, 마인츠는 12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날 경기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한국 선수 두 명이 분데스리가 한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는 사실이다.
특히 정우영의 골은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컸다. 이날 경기장에는 그의 장인, 배우 이광기가 있었다. 정우영은 지난해 6월 이광기의 맏딸 이연지 씨와 결혼했다. 이광기는 경기 후 자신의 SNS에 “우리 사위 최고. 내가 보는 앞에서 새해 첫 경기, 첫 골이라니”라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코리안 더비의 한복판에서 터진 골, 그리고 가족이 지켜본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