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남부 대형산불 확산…"최근 20년 사이 최악 환경비극"
추붓주 파타고니아 지역에서 지난 5일 발생…방화 가능성 수사 중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연초에 아르헨티나 남부 추붓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진화되지 않고 지속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현지 당국은 이번 산불을 "최근 20년 내 최악의 환경 비극"으로 규정하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고 아르헨티나 일간 클라린, 암비토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추붓주 정부에 따르면, 이번 산불은 지난 5일 파타고니아 지역이라고 알려진 주 북부 안데스산맥 인근 푸에르토 파트리아다 지역에서 처음 발생한 뒤 에푸옌, 엘 오요 등 주요 관광 도시와 국립공원 일대로 빠르게 확산됐다.
불길은 인접한 리오 네그로주와 네우켄주 일부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까지 약 1만2천 헥타르의 산림이 소실된 것으로 집계됐으며, 파타고니아 전역에서는 최대 약 3만 헥타르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고 알려졌다.
1만2천 헥타르는 축구장 1만7천개에 해당하는 크기이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현지를 찾았던 관광객을 포함해 3천 명 이상이 긴급 대피했고, 주택 20여 채가 전소되는 등 재산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진화 작업에는 소방대원 및 자원봉사자 480명 이상과 함께 중남미 최대 규모의 소방 항공기인 보잉 737 '파이어라이너'가 투입돼 에스켈 공항을 거점으로 물과 방화제를 살포하고 있다. 그러나 강풍과 험준한 지형 탓에 상당 지역은 여전히 통제 불능 상태로 남아 있다. 불길이 도로 인근까지 번지면서 한때 국도 40번 엘 오요-에푸옌 구간이 전면 통제되기도 했다.
발화 원인을 두고는 의도적인 방화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추붓 주지사와 검찰은 이번 산불이 "범죄 행위에 의해 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발화 지점에서는 가솔린 등 가연성 물질의 흔적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부동산 개발을 노린 방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결정적 제보에 대해 5천만 페소(약 5천만원)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기후 조건 역시 피해를 키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주 정부는 해당 지역이 1965년 이후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으며, 여기에 평년을 웃도는 고온과 파타고니아 특유의 강한 돌풍이 겹치면서 불길이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환경단체와 야권에서는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의 긴축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산불 예방·대응 예산이 70% 이상 삭감되면서 조기 진압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상 당국은 당분간 뚜렷한 강수 예보가 없어 진화 작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수백 년, 길게는 1천 년 이상 된 고목들이 불에 타는 등 생태계 훼손이 심각해 산림 복구에는 여러 세대에 걸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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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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