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이재항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대부분 무증상, 건강검진서 발견 금연·운동하고 혈압·지질 관리를
대동맥은 심장에서 온몸으로 혈액을 보내는 가장 굵은 혈관이다. 이 혈관 벽이 약해져 풍선처럼 늘어나 정상 직경의 50% 이상 커지면 ‘대동맥류’로 진단한다. 위치는 흉부와 복부 모두 발병하지만, 상대적으로 복부에서 더 흔하다.
복부대동맥류의 대다수는 조용히 커지다가 터질 때 비로소 나타난다. 일부에선 복부의 박동성 덩어리, 등·옆구리 통증, 복부 불편감이 힌트를 준다. 흉부에 생기면 쉰 목소리, 삼킴 곤란, 호흡곤란이 동반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흔한 발견 경로는 건강검진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직경이 5~5.5㎝ 이상이거나 ▶6개월에 0.5㎝ 이상 빠르게 커지거나 ▶모양이 불규칙하거나 ▶통증 같은 증상이 있으면 파열 전 수술·시술을 권한다.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개복해 늘어난 부위를 제거하고 인조혈관으로 바꾸는 ‘수술적 치환술’이다. 확실한 근치적 치료이지만 절개 범위가 넓고 회복에 시간이 필요하다. 둘째, 서혜부의 넓적다리 동맥을 통해 대동맥 안으로 인조혈관을 넣는 ‘혈관 내 스텐트 그래프트(EVAR)’다. 절개 크기가 작고 통증이 덜하며 입원 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해부학적 조건이 맞아야 하고, 시술 후 평생 정기적인 영상 검사 추적이 필요하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지 않아 파열된 복부대동맥류는 응급실 도착 전 사망하는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사망률이 30~50%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엔 수술 술기의 발전과 중환자실 치료 수준의 향상으로 그 성적이 좋아지고 있어 대동맥 응급 수술·시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최대한 빨리 전원하는 것이 생사를 가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파열되기 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것이다.
철저한 혈압·지질 관리, 금연, 규칙적인 운동이 가장 강력한 방패다. 또 가족 중 대동맥 질환이나 원인 불명 돌연사가 있었다면 증상이 없어도 초음파·CT 검사를 받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