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장우영 기자] ‘한국 영화계의 거목’ 故 안성기 배우는 평생을 영화에 헌신했다.
11일 방송된 MBC 추모 특집 다큐멘터리 ‘국민배우, 안성기’에서는 ‘한국 영화의 역사’이자 ‘시대의 얼굴’로 살아온 안성기의 삶과 그가 남기고 간 마지막 흔적이 그려졌다. 내레이션은 영화 ‘한산:용의 출현’ 등으로 안성기와 인연을 있는 배우 변요한이 맡았다.
방송 화면 캡처
안성기는 5세 때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했다. 이후 ‘하녀’, ‘돼지꿈’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국내 최초 해외 영화제 수상 아역 배우라는 기록을 세웠다. 학업을 위해 10년간 공백기를 가졌던 그는 1980년 이장호 감독의 ‘바람 불어 좋은 날’로 복귀, 대종상 신인상을 받으며 성인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이는 ‘아역 배우는 성인 배우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당시 영화계의 통설을 깬 사례로 평가받는다.
안성기는 ‘깊고 푸른 밤’, ‘칠수와 만수’, ‘투캅스’, ‘실미도’ 등 한국 영화사의 주요 작품들에 출연하며 대종상,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을 석권했다. 특히 그가 보유한 남우주연상 최다 수상 기록은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연기 인생의 전환점이 된 작품으로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가 꼽힌다. 주연만을 고집하지 않고 악역 및 조연을 자처하며 후배 연기자들에게 역할의 비중보다 작품의 완성도가 중요하다는 본보기를 보였다. 이외에도 저예산 영화 및 독립 영화에 무보수로 출연하며 한국 영화의 다양성 확보에도 기여했다.
방송 화면 캡처
특히 안성기는 연예계에서 드물게 스캔들 없는 ‘자기관리의 상징’으로 통했다. 동료 배우들은 그가 현장에 항상 가장 먼저 도착하는 성실함을 유지했으며, 단역 배우들에게도 격의 없이 대하며 현장 분위기를 주도했다고 증언했다.
대외적으로는 1988년부터 40년간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아동 복지에 힘썼다. 또한 독립운동가 알리기 영상 내레이션 참여, 단편 영화 활성화를 위한 아시아나 국제 단편 영화제 설립 주도 등 영화계 안팎에서 공익적 활동을 이어왔다.
안성기는 혈액암 투병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한산: 용의 출현’, ‘카시오페아’, ‘탄생’ 등에 출연하며 작품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투병 중에도 신영균예술재단 이사장직을 수행하며 영화계 후배 양성에 전념했다.
지난 9일 엄수된 영결식에는 임권택 감독을 비롯해 정우성, 이정재, 설경구 등 선후배 영화인들이 대거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영화계는 고인이 남긴 성실함과 배려, 그리고 영화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한국 영화의 중요한 정신적 자산으로 평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