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대 유혈 진압 사태가 악화하고 있는 이란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상황을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몇 가지 강력한 선택지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란 정부와의 실무 회담이 준비되고 있다고도 했다. 압박과 대화의 메시지를 동시에 발신하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워싱턴 DC 백악관으로 향하는 전용기 내에서 가진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이란 사태와 관련해 “우리는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 군도 이 사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매우 강력한 몇 가지 선택지들을 살펴보고 있다. 우리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또 미국의 대응과 관련된 취재진 질문에 “매시간 보고를 받고 있다. 그리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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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시간 보고받아…결정 내릴 것”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 방안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는 보도가 전날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에서 나왔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 승인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테헤란의 비군사 시설 공격을 포함해 다양한 옵션을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3일에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등 참모진으로부터 이란 대응 방안에 대해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이란에 대한 군사 타격에서부터 군사·민간 시설 사이버 공격, 경제 제재, 온라인 반정부 여론 확산 지원 등이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다만 군사 타격에 대비한 군 병력 이동 등 징후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란에서는 경제난에서 비롯된 반정부 시위가 2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사망자 수가 2000명을 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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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협상 원해…회담 준비 중”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가 미국에 협상 의사를 전해 왔다며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이란 지도자들이 어제 전화했다”며 “그들은 협상을 원한다. 미국에 계속 두들겨 맞는 것에 지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이란 간) 회담이 열리기 전에 벌어지고 있는 일들 때문에 우리가 먼저 행동해야 할 수 있다. 하지만 회담은 준비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에서 인터넷이 70시간 이상 장기간 차단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인터넷을 복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공위성 인터넷망 스타링크를 운영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통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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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 지도부와 매우 잘 협력”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 작전 이후 베네수엘라 상황과 관련해서는 “그쪽 지도부와 매우 잘 협력하고 있다”며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언젠가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마두로 정권에 맞서 싸운 공로로 지난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오는 13일이나 14일 만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지난 9일 백악관에서 베네수엘라 석유 인프라 재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가진 글로벌 석유·가스 기업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엑손모빌의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엑손은 (사업에서) 배제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했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CEO는 당시 “현재 베네수엘라의 법과 상업적 제도·틀을 보면 투자가 불가능한 상태”라며 인프라 재건 사업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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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와도 협상…곧 알게 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에 대한 개입 의지도 거듭 확인했다. 그는 ‘쿠바와 어떤 협상을 하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에 “곧 알게 될 것”이라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나라에 있는 쿠바 출신 미국 시민들을 돌보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쿠바는 수년간 베네수엘라로부터 막대한 석유와 돈을 받아 살아 왔다. 하지만 쿠바로 들어가는 석유나 돈은 더는 없을 것”이라며 “너무 늦기 전에 협상하기를 강력히 권한다”고 했었다. 이와 관련해 ‘쿠바로 가는 유조선 나포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즉답을 피하면서 “석유 업계 많은 사람들이 정말 관심을 보인다”고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에 대해서는 “우리가 차지하지 않으면 러시아나 중국이 차지할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며 점유 의지를 재확인했다. 마코 루비오 장관은 이번 주 덴마크·그린란드 외교부 장관을 만나 그린란드 매입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