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게 ‘공천 대가 뇌물’ 1억원을 전달했단 의혹을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경찰 조사에서 ‘강선우 의원 측에 1억원을 건넸다가 돌려받았다’는 입장을 인정한 것으로 12일 파악됐다. 이는 김 시의원 측이 미국 체류 중에 경찰에 제출한 자술서에 적힌 내용과 같은 취지다. 경찰은 김 시의원, 강 의원, 강 의원의 전 보좌관 남모씨를 출국금지 조치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11일 오후 11시 10분부터 김 시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3시간 30분가량 첫 조사를 진행했다. 김 시의원은 이날 오후 7시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경찰은 공항에서 김 시의원을 만나 임의동행 형식으로 주거지까지 이동한 뒤, 김 시의원의 참관 아래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후 곧바로 서울청 마포청사로 이동해 다음 날 새벽 2시 30분쯤까지 조사를 진행했다. 귀국 직후 조사가 이뤄진 만큼, 경찰은 김 시의원의 몸 상태를 고려해 비교적 짧은 시간 내 조사를 마무리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1억원을 전달한 경위와 강 의원 측 주장대로 돈을 돌려받았는지 아닌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이른 시일 내에 김 시의원을 다시 불러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강 의원에 대한 피의자 조사도 조만간 진행할 방침이다.
김 시의원에게서 돈을 받아 보관한 것으로 알려진 강 의원의 전 보좌관 남씨가 지난 6일 경찰 조사에 “돈을 받은 적 없다” 취지로 진술한 만큼 돈이 강 의원에게 직접 전달됐는지, 남씨를 통해 전달됐는지를 둘러싼 진실 공방도 이어질 전망이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12일 정례 간담회에서 강 의원과 김 시의원, 남씨에 대해 출국금지를 조치했다고 밝혔다. 박 청장은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관련 고발 건은 총 23건이며, 보완 수사 지시도 총 네 차례 있었다”며 “좌고우면하지 않고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전날 오후 김 시의원의 주거지 2곳과 서울시의회 사무실, 강 의원의 주거지와 국회의원회관 사무실, 남씨의 주거지 등에 대해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들 세 명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엔 뇌물·정치자금법 위반·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적시됐다고 한다.
경찰은 11일 압수수색을 통해 김 시의원 방에서 PC 1대를 압수했고, 이날 오전 김 시의원이 과거에 쓰던 PC 2대를 임의제출 형태로 추가 확보했다. 이 가운데 전날 압수한 PC 1대와 이날 확보한 PC 1대는 포맷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