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 지도부가 격화되는 이란의 반정부 시위와 관련, 자극적인 언사를 자제하며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자칫하다가는 이란 정권에 시위대를 탄압할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으면서 조용히 안보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분석 기사에서 "이스라엘은 최근 의도적으로 이란을 공개적 담론에서 배제하고 있다"며 "이란 문제가 의제에서 빠졌기 때문이 아니라 상황이 특별히 민감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스라엘 안보당국은 최근 내각에 이란 시위와 진압 등과 관련한 공개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는 이란 당국이 이스라엘 인사의 발언을 빌미로 "이스라엘이 거리를 선동한다"고 주장하며 시위대를 더 강하게 진압할 구실이 될 수 있다는 고려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최근 이란의 '숙적' 미국과 이스라엘에서 나오는 메시지 사이에 온도차가 감지되는 것이 사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위 발생 직후부터 사태 개입을 연거푸 시사하고 있다. 전날에는 미국의 군사개입 가능성을 질문받자 "이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몇몇 강력한 선택지를 살펴보는 중"이라고 답했다.
반면 같은 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이스라엘은 이란인의 자유를 위한 투쟁을 지지한다"고만 언급했을 뿐 개입 의지를 내비치는 수준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다.
국방, 외무 등 주요 장관에게서도 눈에 띄는 발언이 없다. 이스라엘 군은 "이란 시위는 내정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각료들에게 이란 사태와 관련한 발언 지침이 문서로 전달됐으며 이와 관련해 오는 13일 재차 회의가 소집됐다고 설명했다.
이 문서에는 이란 정권이 '억압적인 정권'으로 묘사됐으며, 이스라엘은 '자유세계'의 편에 서서 민간인을 해치려는 시도에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식의 방향이 담겼다고 한다.
그러나 이란의 신정일치 정권을 축출하겠다거나 시위 상황을 이용하겠다는 내용은 전혀 담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스라엘에는 이란 정권이 곧 무너질 것이라는 가정이나 낙관적 전망에 기반한 계획은 없다"며 "이란 지도자들이 시간을 벌고 압박을 견뎌내고 분열이 생겨도 통제력을 유지하는 법을 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라고 짚었다.
특히 이란 정권은 궁지에 몰렸을 때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기보다는 '외부의 적'을 찾아 활로를 모색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이스라엘 정부가 이번 상황에 관여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일 경우 이란에 '선물'을 안겨주는 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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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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