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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안 한다" 버티던 김병기, 與 윤리심판원서 제명 됐다

중앙일보

2026.01.12 06:23 2026.01.1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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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리는 윤리심판원 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이 12일 공천 헌금 수수 등 의혹에 휩싸인 김병기 전 원내대표의 제명을 결정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지난 1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심판원에 신속한 징계 요청을 한 지 11일 만이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윤리심판원 회의를 주재한 한동수 심판원장은 9시간에 걸친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김병기 의원에 대한 윤리심판원의 심의 결과를 말하겠다. 징계시효 완성 등을 종합 고려해 제명처분을 의결했다”고 말했다.

윤리심판원이 결정을 했더라도, 최종 제명 처분을 하려면 민주당 당규에 따라 최고위에서 의결을 거쳐야 한다. 또 “정당이 그 소속 국회의원을 제명하기 위해서는 소속 국회의원 전원의 2분의 1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한 정당법(33조) 규정에 따라 의원총회에서 의원 절반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14일 최고위원회 의결, 15일 의원총회 동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다만, 김 의원이 징계 결정에 대해 재심을 청구할 경우엔 의결 절차가 지연될 수 있다.

한동수 윤리심판원장은 이날 결정 뒤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징계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수 개 징계 사유만으로도 제명처분에 해당된다는 심의 결과를 도출했다”며 “대한항공, 쿠팡 등 여러가지 것들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공천헌금 의혹과 관련해선 “징계 시효가 일부 완성된 게 있고, 완성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규정된 징계시효는 3년이다.

한동수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리는 윤리심판원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재심까지 거쳐 최종적으로 제명이 확정되면 김 전 원내대표는 5년 내 복당이 불가능하다. 2028년 총선에서도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할 수 없다.

김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심판원에 출석해 약 5시간 동안 의혹을 소명했다. 출석하는 과정에서 취재진 질문에 “들어가서 얘기하겠다”고 짧게 답한 그는 자진 탈당 의향에 대해서는 “무고함이 밝혀질 수 있도록 충실히 답변하겠다”고만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심판원 징계 결정이 나올 경우 이뤄질 최고위 의결에 대비해 국회에 대기했다.

제명은 민주당 당규에 규정된 징계 처분인 제명·당원자격정지·당직자격정지·경고 중 최고 수위다. 민주당은 지난 해 8월과 12월, 각각 주식 차명 거래 의혹과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을 받던 이춘석ㆍ강선우 의원도 제명 조치했었다. 하지만 이는 두 사람의 선제적인 자진 탈당을 ‘징계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한 사후 조치라 “제명 당할지언정 탈당하지 않겠다”고 버텨온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한 제명과는 성격이 달랐다.

제명으로 귀결된 김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은 지난해 12월 집중적으로 터져나왔다. 본인과 가족이 각종 특혜를 받고, 배우자가 구의회 업무추진비를 유용했다는 등의 의혹이 이어진 끝에 쐐기를 박은 것은 ‘1억원’ 의혹이었다. 2022년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 의원은 강선우 의원의 1억원 공천 헌금 수수 사실을 묵인했다는 의혹 보도 직후 원내대표를 사퇴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원내대표는 자신이 해고했던 보좌진을 의혹의 출처로 지목하며 진실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일 김 전 원내대표의 배우자가 2020년 구의원 공천 헌금을 수수했다는 의혹 보도까지 나오자 정청래 대표는 당일 긴급 최고위를 소집해 당 윤리심판원에 신속한 징계 결정을 요청했다.



김나한.이찬규.오소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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