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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중국의 휴머노이드 전성시대

중앙일보

2026.01.12 07:18 2026.01.1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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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진 베이징 총국장
“아빠, 로봇 사줘.”

아빠의 목말을 탄 아이가 춤추는 휴머노이드를 보며 큰 목소리로 말했다. 지난 2일 베이징 솽징 징둥몰의 유니트리(宇樹科技) 매장에서다. 2시간마다 로봇 개와 휴머노이드 G1이 댄스·무술 시연을 펼치며 손님을 유혹했다. 유니트리 플래그샵은 지난해 12월 31일 문을 열었다. 류창둥(劉强東) 징둥닷컴 회장의 두 번째 로봇매장이다. 1호는 선전(深圳))에 있다. 쇼핑몰 어퍼힐스에 지난해 11월 11일 오픈했다. 지분을 투자한 엔진AI(衆擎機器人)와 함께다. 미래 휴머노이드 유통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한 순차 투자다.

지난 2일 베이징 솽징의 징둥몰 유니트리 매장에서 고객들이 로봇 시연을 보고 있다. 신경진 특파원
지난 5일 댜오위타이 국빈관의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던 이재용 삼성 회장이 이곳 징둥몰을 찾았다. 막 문을 연 로봇매장에서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현지 매체는 이 회장이 중국 캐릭터 라부부 인형을 샀다고만 대서특필했다.

같은 날 리창(李強) 중국 총리는 휴머노이드 기업을 찾았다. 이날 중국중앙방송(CC-TV)은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리 총리의 선전 로봇밸리(機器人谷) 시찰을 보도했다. 유비테크(優必選), AI2로보틱스(智平方)를 찾아 “산업 생태계를 더욱 개선하고, 응용 시나리오를 육성·확대하며, 효과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탐색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로봇 등 신기술과 신제품의 적용 범위를 넓히고, 개발을 서두르고 업그레이드를 촉진하라”고 다그쳤다. 춤추기 쇼쇼쇼를 넘어서라는 채근이다.

이날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인민대회당 국빈만찬을 마친 뒤 곧 전용기를 탔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를 향했다. 2020년 인수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소개했다. 깐부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만났다. 휴머노이드의 두뇌와 제조의 상생을 상의했다.

지난달에 선전 로봇밸리에서 유비테크와 엔진AI를 취재했다. 기술개발을 넘어 상업화에 성공할 때까지 이어지는 ‘죽음의 계곡’에 들어선 선두 업체의 고충을 확인했다. 로봇매장은 매출을 요구하는 투자자를 위한 대응 방책이다.

자오퉁양(趙同陽) 엔진AI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인터뷰에서 가정용 휴머노이드를 최종 승부처로 꼽았다. “현금 보유액이 50억 위안(약 1조원) 미만의 로봇 회사는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며 “로봇팔 산업은 40~50년의 역사가 있지만 핵심 기업 4곳의 시가총액을 합쳐도 자동차 기업 한 개의 시총에도 못 미친다”면서다.

중국의 휴머노이드는 제2의 태양광·전기차처럼 미래를 제패할 수 있을까. 그들의 다음 전략과 전술이 궁금해진다.



신경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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