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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입학 안 될라"…워킹맘, 5분 예비소집에 연차 쓴 이유

중앙일보

2026.01.12 12:00 2026.01.12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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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인천 남동구 정각초등학교에서 열린 신입생 예비 소집에서 예비 초등학생과 학부모가 선생님으로부터 안내받고 있다. 연합뉴스
맞벌이 부부인 A씨는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학교 예비소집에 참석하기 위해 휴무 일정을 조정했다. 맞벌이 부부 자녀 등을 대상으로 하는 방과 후 돌봄을 신청하려면 ‘재직증명서 등 각종 서류를 인쇄 후 서류봉투에 넣고 밀봉해 학교에 제출하라’는 안내를 받았기 때문이다.

A씨는 “예비소집은 5분이면 끝나지만, 평일 오후 4시까지인 학교 근무 시간 내에 각종 서류를 내려면 결국 회사에 연차를 내는 수밖에 없다”며 “일을 관두든지 학부모를 관두든지 선택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전국 시·도 교육청별로 2026학년도 초등학교 입학 대상자들에 대한 예비소집을 진행 중인 가운데, 대다수 학교는 여전히 입학 시 필요한 각종 서류를 오프라인으로 직접 제출하도록 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6~7일 570여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예비소집을 마쳤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달 22~23일 1300여개 학교에서 예비소집을 진행했다.

각 학교는 예비소집 일정을 전후로 학부모에게 취학통지서와 함께 돌봄신청서 및 부모 재직증명서 등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제출 방식은 인쇄한 서류를 학교에 가져오거나 ‘하이클래스’ 등 민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업로드 하는 등 학교마다 다르다.
경기 광주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배포한 예비소집 및 돌봄신청 안내문. 관련 서류를 직접 제출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독자제공

대부분 학교들은 평일 오후 4시까지만 예비소집을 운영하고, 필요 서류도 이 시간 동안만 받는다는 점이다. 서울, 강원을 비롯한 일부 교육청에선 맞벌이 학부모를 위해 오후 4~8시까지 예비소집을 연장 운영하도록 각 학교에 권장하고 있지만, 학교가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강제하진 않는다.

직접 서류를 받다보니 교사들도 업무 부담을 호소한다. 경기 안양의 한 초등학교 B교사는 “직접 서류를 분류하고 보관하면서 개인정보 유출 등이 우려되고, 서류 제출과 관련해 학부모님들 민원도 많아 내년부터는 앱으로 서류 제출받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어렵게 연차를 내 예비소집에 참석해도 방과 후 돌봄을 비롯한 중요한 학교생활을 안내받지는 못했다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다. 아들이 인천 한 초등학교에 입학 예정인 C씨는 “지난주 예비소집에 다녀왔는데 ‘늘봄’, ‘돌봄’의 차이가 무엇인지, 어떤 걸 신청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 맘카페에 글을 올려 정보를 얻었다”고 말했다. 늘봄은 기존 방과 후 학교와 돌봄교실을 통합한 체계를 뜻한다. 하지만 실제 학교에선 돌봄은 맞벌이 가정 자녀 등을 대상으로 하는 방과후 돌봄을, 늘봄은 초등 1·2학년 대상 맞춤형 프로그램을 일컫는 데 주로 사용한다.

예비소집은 취학 대상 아동의 신변 확인 등을 위해 필요한 절차지만, 서류 제출과 관련해선 온라인을 통한 절차 간소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교육청을 통해 수요조사를 했지만 지역이나 학교 상황에 따라 수요도가 다른 상황이라 일괄적으로 시스템 구축 등에 나서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학부모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보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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