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츠 독일 총리, 인도 첫 방문…모디 총리와 협력 강화
핵심 광물·반도체 개발·국방 등 분야서 협정 10건 체결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취임 후 처음으로 인도를 찾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만나 경제와 국방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전날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해 서부 구자라트주에 있는 아메다바드에서 모디 총리와 회담했다.
구자라트주는 모디 총리의 고향이며 지난해 5월 취임한 메르츠 총리의 아시아 국가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와 독일은 이번에 핵심 광물부터 의약품에 이르는 분야까지 협정 10건을 체결했다.
반도체 개발과 국방 분야 등도 포함됐으며 양국은 인도 의료 종사자의 독일 입국 장벽을 낮추는 협정도 맺었다.
메르츠 총리는 모디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세계는 우리가 만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재편되고 있다"며 "강대국 정치와 영향력이라는 개념이 점점 더 두드러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며 "우리는 힘을 합쳐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디 총리도 "인도·태평양 지역은 양국 모두에 중요하다"며 "이 지역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협의 체계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정상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문제도 논의했다면서 "인도는 대화와 외교를 통한 해결을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또 유럽연합(EU)과 인도가 이르면 이달 말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메르츠 장관은 "어떤 경우든 양측은 FTA가 체결되도록 또 다른 중대한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비크람 미스리 인도 외무부 차관도 전날 오후 브리핑을 열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인도를 찾을 예정인 다음 주까지 EU와 FTA 협상이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양측의 FTA 협상은 2007년 시작됐으나 관세 인하와 특허권 보호 문제 등으로 이견을 보인 끝에 2013년 중단됐고, 2022년 재개됐다.
20년 가까이 지지부진했던 협상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른바 '관세 전쟁'을 통해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면서 급물살을 탔다.
메르츠 총리는 회담에 앞서 '인도 독립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가 세운 공동체인 사바르마티 아슈람를 찾아 연날리기 축제에도 참석했다.
그는 아슈람 기념관의 방명록에 "이 인류의 유산은 그 어느 때보다 간디의 가르침이 필요한 세상에서 인도인과 독일인을 친구로 묶어준다"고 썼다.
독일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로 구성된 대표단과 동행한 메르츠 총리는 인도 방문 둘째 날인 이날 남서부에 있는 기술 중심지인 벵갈루루를 찾아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업체인 독일 보쉬 시설을 둘러본다.
독일 입장에서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빠르게 경제가 성장하는 인도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협력국으로 여겨진다.
2천개가 넘는 독일 기업이 인도에 진출해 있으며 700개가 넘는 인도 기업이 독일에 투자하고 있다.
양국 교역 규모는 500억달러(약 73조6천억원)로 독일은 EU 회원국 중 인도의 최대 교역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