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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뒤통수에 총 쐈다"…이란 '즉결처형' 수준 무력진압 정황

중앙일보

2026.01.12 17:49 2026.01.1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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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에 기반을 둔 인권단체 이란인권(IHR)이 11일(현지시간) 23세 대학생 루비나 아미니안이 테헤란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 도중 지근거리에서 뒤통수에 총을 맞고 숨졌다고 밝혔다. 사진 IHR 홈페이지 캡처

이란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던 여대생이 지근거리에서 뒤통수에 총을 맞고 사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인권(IHR)은 테헤란 샤리아티대학에서 섬유·패션디자인을 전공하던 대학생 루비나 아미니안(23)이 지난 8일 정부의 시위 진압 도중 사망했다고 밝혔다.

IHR은 성명에서 아미니안의 유족과 목격자들의 진술을 인용해 "아미니안이 뒤쪽 근거리에서 발사된 총탄에 머리를 맞았다"고 전했다. 이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란 당국이 자국민을 상대로 '즉결 처형' 수준의 무력 진압을 이어가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아미니안은 이란 서부 쿠르디스탄주 마리반 출신 쿠르드족 여성으로, 아미니안의 어머니는 테헤란으로 상경해 수백구의 시신 사이에서 간신히 딸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후 아미니안의 가족은 집으로 돌아와 딸의 장례를 치르려 했으나, 보안 당국이 집을 포위한 채 매장을 허가하지 않았으며 아미니안의 시신을 인근 도로변에 묻도록 강요했다고 이 단체는 주장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반정부 시위 도중 불타는 차량.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BBC 방송도 이란 시위대를 보안군이 폭력적으로 진압했다는 여러 증언을 12일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경제난 악화에 항의하며 이란 남부 한 소도시에서 시위를 벌여온 40대 오미드(가명)는 보안군이 비무장 시위대에 소총을 발포했다며 "우리는 맨손으로 잔혹한 정권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테헤란 출신 한 여성은 "테헤란 외곽 동네까지 가득 찬 시위대를 보안군은 죽이고, 죽이고, 또 죽였다"며 "그 광경을 목격하고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 의욕을 완전히 잃었다"고 언급했다.

테헤란 서쪽 도시 파르디스의 목격자들에 따르면 지난 9일 거리에 갑자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산하 민병대 대원들이 나타나 시위대를 공격했다. 이들은 제복을 입고 오토바이를 탄 채 시위대뿐 아니라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주민에게도 실탄을 쐈다. 한 목격자는 "골목마다 두세 명씩은 죽었다"고 증언했다.

BBC는 "제보자들은 이란 내부 실상이 외부 세계에서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며, 국제 언론이 보도한 사망자 수는 실제의 극히 일부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IHR은 시위 16일째인 12일 기준 18세 미만 아동 9명을 포함해 최소 648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했다. IHR은 직접 확인했거나 독립된 두 개 기관을 통해 검증된 사망 사례만 집계한 것이라며 "일부 추산에 따르면 6000명 이상이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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