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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년 만에 사과 검토"...경찰, 3.15 의거 관련 첫 사과 논의

중앙일보

2026.01.1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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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3ㆍ15의거 당시 옛 경남 마산시(현 창원시) 무학초등학교 담장에 난 총탄 자국. [사진 3ㆍ15의거기념사업회]
경찰이 1960년 3·15의거 당시 시민을 향해 실탄을 발포하고 폭행과 고문 등 인권 침해를 저지른 데 대해 66년 만에 공식 사과를 검토하고 있다.

13일 경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오는 3월 15일 열리는 3·15의거 66주년 기념식에서 김종철 경남경찰청장이 피해자와 유족에게 사과의 뜻을 밝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3·15의거 과정에 경찰의 잘못된 공권력 행사로 다수의 시민이 피해를 봤지만 오랜 기간 사과가 없었다”며 “경남청장 역시 피해자와 유족의 아픔을 공감하고 있어 사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다만 사과 방식과 절차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3·15의거는 1960년 3월 15일 이승만 자유당 정권의 부정선거에 항의해 마산에서 시작된 시위로 4·19 혁명 도화선이 됐던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시위대와 시민을 향해 실탄을 발포하고 대규모 연행과 폭행을 했다.

김종철 경남경찰청장. 지난해 10월 28일 오후 경남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남경찰청 국감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연합뉴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발표한 ‘3·15의거 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경찰은 당일 마산 시내 최소 6개 지점에서 시민을 향해 총기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동파출소 일대에서 80발 이상, 마산시청에서 무학초등학교 구간에서 393발 이상, 북마산파출소 일대에서 50여 발 이상이 발사됐다. 도립마산병원에서 무학국민학교 구간에서는 500발 이상, 마산시민극장 일대에서는 70발 이상이 발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4월에도 마산경찰서 인근 등에서 추가 발포가 있었으며, 1·2차 시위 과정에서 확인된 최소 발사량은 1093발이다. 3차 시위 당시 발포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경찰 발포로 숨진 시민은 12명이다. 같은 해 4월 26일 부산 시위대의 마산 원정 시위 등 3차 시위 과정에서 숨진 희생자 4명을 포함하면 사망자는 모두 16명이다. 부상자는 272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0대가 97명, 20대가 101명으로, 청소년과 청년층 피해 비중이 컸다. 피해 유형에는 총상 외에도 타박상과 골절, 파열상 등이 포함됐다. 인권 침해도 있었다. 당시 경찰은 3.15의거 시위가 계속되자, 마산 시내 곳곳에서 시위대와 시민을 폭행하고 연행했다. 폭행은 구금 장소로 옮겨지고 나서도 계속됐다.

1960년 3ㆍ15의거 당시 옛 경남 마산시(현 창원시) 무학초등학교 앞 전봇대가 쓰러져 있다. 사진 3ㆍ15의거기념사업회
그러나 책임자 처벌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당시 경찰은 발포와 진압 행위에 대해 “직무 수행상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발포·고문 가담 경찰 일부가 실형을 선고 받았지만, 감형과 특별 사면을 받았다.

3·15의거 관련 단체들은 경찰의 사과 검토 움직임에 대해 공식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주임환 3·15의거기념사업회장은 “경찰의 사과는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권고하기도 했고, 경찰에서도 사과 방식을 내부적으로 깊이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며 “올해 3월 15일 의거 기념식 전에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국립3ㆍ15민주묘지에 참배한 뒤 피해자와 유족에게 예를 갖춰 사과하는 절차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위성욱.안대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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