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서정 기자] 박희순이 판사 이한영의 긴장감 메이커로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다.
MBC 금토드라마 ‘판사 이한영’(기획 장재훈, 극본 김광민, 연출 이재진, 박미연)에서 박희순은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강신진 역을 맡아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어떤 행동도 서슴지 않는 과감한 캐릭터 플레이로 시청자들의 뇌리에 지워지지 않는 존재감을 심었다.
첫 등장부터 어두운 아우라를 뿜어낸 박희순은 권력자들의 재판에 관여해 낮은 형량을 유도하는 판사의 모습을 강렬한 카리스마로 그려냈다. 특히 자신의 수하에 있는 해날로펌 유선철(안내상 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에스그룹 재판을 이한영(지성 분)에게 맡기라고 은근히 종용하는 장면에서는 박희순은 특유의 여유로움과 당당함이 빛을 발했다. 그는 분위기만으로 장면을 집어삼키며 강신진이 가진 막강한 권력의 힘을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보여줬다.
이한영이 인생 2회차로 회귀하기 전 강신진은 자신의 재판 고객인 에스그룹 회장 장태식(김법래 분)에게 중형을 선고해 자신의 계획을 망친 이한영에게 피의 보복을 감행했다. 그는 수하에 있는 곽순원(박건일 분)에게 이한영을 살해할 것을 지시하고, 직접 현장에 나타나기까지 해 소름을 유발했다. 박희순의 서늘한 눈빛은 장면의 누아르 분위기를 한층 살리는 동시에 강신진의 정체성을 각인시켰다.
자신이 부리는 사람들을 대하는 오만한 태도도 압권이었다. 강신진은 유선철과의 식사 자리에서 전골에 숟가락을 넣어 휘휘 젓고, 입에 닿았던 젓가락으로 떡을 뒤집어 선철에게 주며 권력의 맛에 도취한 권력자의 민낯을 보여줬다. 박희순은 별다른 말 없이 눈빛만으로 상대를 굴복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고, 이런 섬세한 표현은 극의 밀도를 한층 더했다.
한편, 늘 냉정을 유지하던 강신진은 병역 비리 장부 도난 사고에 격분했다. 자신이 대법원장으로 세우려던 인사의 아들이 장부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 강신진이 “그게 세상에 드러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라며 화를 분출하는 장면은 흔들림 없는 캐릭터의 균열을 통해 차가움 뒤에 숨겨진 뜨거운 욕망을 표현한 박희순의 연기가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감정의 진폭을 오가며 인물의 입체감을 자연스럽게 표현한 박희순의 연기는 향후 전개될 서사의 중심에서 그가 보여줄 활약을 기대케 했다.
이러한 박희순의 신들린 연기는 극의 긴장감을 담당하는 한 축으로 단단히 자리 잡았다. ‘판사 이한영’에서 좌중을 사로잡는 눈빛과 연기로 ‘다크 카리스마’를 제대로 드러내고 있는 강신진의 예측 불허한 행보는 드라마의 흥미진진함을 더하는 또 다른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