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사이판, 손찬익 기자]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사이판 1차 캠프에서 가장 먼저 불펜에 오른 투수는 ‘맏형’ 노경은(SSG 랜더스)이었다. 고우석(디트로이트 타이거스)과 함께 대표팀 투수진 가운데 가장 먼저 불펜 피칭을 소화하며, 말보다 행동으로 기준을 세웠다.
노경은은 지난 12일 사이판 올레아이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불펜 피칭 30개를 소화했다. 첫 불펜 피칭을 마친 그는 “롱토스를 할 때 힘으로 밸런스를 잡으면서 컨트롤을 체크하는 개념으로 임했다”며 “무리하지 않고 몸 상태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불혹을 앞둔 나이지만 페이스는 누구보다 빨랐다. 류지현 감독도 놀랄 만큼 준비 과정이 매끄러웠다. 노경은은 “시즌이 끝난 뒤에도 감을 유지하고 싶어 꾸준히 근력 운동을 해왔다. 선수마다 스타일이 다른데, 저는 이렇게 하는 게 몸을 만드는 데 훨씬 수월하다”며 “후배들에게 제 방식을 강요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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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 1차 캠프에 앞서 그는 “후배들이 최대한 불편하지 않게 하는 게 우선이다. 먼저 묻지 않으면 제가 굳이 나서서 말하지 않는다. 그래야 ‘노땅’ 소리 안 듣는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캠프에서도 그 원칙은 그대로다. 노경은은 “간간히 물어보는 후배들이 있긴 한데, 주로 노하우나 포크볼 던지는 법, 경기 전 루틴, 어깨 운동에 대해 묻는다”고 전했다.
대표팀 막내인 한화 이글스 투수 정우주 역시 노경은의 포크볼에 관심을 보였다. 이에 대해 노경은은 “아직 직접 찾아오진 않았다. 저는 편하게 오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많이 어려운가 보다”며 웃음을 지었다.
1984년생 노경은은 이번 대표팀에서 최고참이다. 류지현 감독과 현역 시절을 함께했던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그는 “솔직히 대표팀 합류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만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며 “WBC는 저보다 후배들이 경험을 쌓고 기회를 받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저는 시키는 대로 하는 스타일이 편하다. 언제든 나가라면 나가고, 던지라면 던지겠다”며 전의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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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캠프에서의 목표는 분명하다. 노경은은 “사이판 1차 캠프에서 컨디션을 80~90%까지 끌어올리고, 팀 캠프에 합류해 100% 몸 상태로 경기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함께 불펜 피칭에 나선 고우석에 대해서는 “던지는 장면을 직접 보진 못했는데 공이 안 보일 정도로 빠르더라”며 “제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고 했다.
메이저리그 출신 류현진(한화)의 합류 역시 대표팀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노경은은 “현진이가 후배들을 정말 잘 챙긴다. 허물없이 어울리면서 잘 이끌고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면 각오도 분명하다. 노경은은 “제가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실점 없이 불을 끄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몸을 잘 만들어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