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4, 삼성생명)에게 다시 한번 무릎을 꿇은 세계 2위 왕즈이(26, 중국)가 자신을 다독이는 다짐을 전했지만, 자국 팬들의 싸늘한 시선을 피하지 못했다.
왕즈이는 지난 11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말레이시아 오픈(슈퍼 1000)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1위 안세영에게 세트 스코어 0-2(15-21, 22-24)로 패했다.
이날 왕즈이에게 최고의 악몽은 2세트였다. 왕즈이는 세트 후반 17-9로 안세영을 앞서며 균형을 맞추는 듯 보였다. 19-13 상황에서는 왕즈의 승리가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왕즈이는 안세영의 무서운 집중력에 흔들렸다. 다소 보수적인 운영과 실책을 남발한 왕즈이는 결국 18-18 동점을 허용하더니 듀스 접전 끝에 22-24로 안세영에게 경기를 넘기고 말았다.
지난해 안세영을 상대로 8번 싸워 8번 모두 패한 왕즈이다. 좀처럼 안세영을 넘지 못하고 있다. 왕즈이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오픈 결승에서도 안세영을 넘지 못하면서 고개를 떨꾼 바 있다.
왕즈이는 경기에 패한 후 인터뷰를 통해 스스로를 격려했다. 왕즈이는 "나는 항상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건강을 유지하며 계속해서 나 자신을 발전시키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BADMINTON PHOTO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BADMINTON PHOTO
하지만 이 발언을 접한 중국 현지 여론은 차갑게 식었다. 12일 소후에 따르면 중국 팬들은 "17-9라는 압도적인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것은 실력이 아닌 멘탈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안세영에게 9연패를 당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집중력 저하가 아쉽다"고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결과에 실망한 팬들이 왕즈이의 긍정적인 자기 암시를 '승부욕 부족'으로 치부하면서 뭇매를 가한 것이다.
중국 내 비난 여론에도 승자 안세영은 오히려 패자를 감싸는 품격을 보였다. 안세영은 경기 후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왕즈이 선수가 항상 내 한계에 도전할 수 있게 도와주고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해준 것에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OSEN=파리(프랑스), 최규한 기자]
이어 "그녀의 끈질긴 경기 의지를 진심으로 존경하며, 앞으로의 재대결도 매우 기대된다"고 전해 경쟁 상대이자 패자인 왕즈이에 대한 예우를 잊지 않았다.
지난해 11관왕으로 단일 시즌 최다승 타이 기록을 달성한 안세영은 상금 100만 달러(약 14억 6000만 원) 시대를 연 데 이어, 94.8%의 압도적 승률로 전설로 자리했다. 하지만 실력과 함께 패자까지 살피는 매너로 더욱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