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장비로 전파 방해하고 드론으로 안테나 수색"
중·러, 장비 대줬나…쓰다 잡히면 간첩 몰려 최대 10년형
이란, 유혈사태 국외 노출 막으려 스타링크 차단·사용자 처벌(종합)
"군사장비로 전파 방해하고 드론으로 안테나 수색"
중·러, 장비 대줬나…쓰다 잡히면 간첩 몰려 최대 10년형
(이스탄불·서울=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이도연 기자 = 격화하는 시위에 대응하며 전국적으로 인터넷을 차단한 이란 당국이 일론 머스크의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 접속까지 막고자 군사장비를 동원하고 사용자 단속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12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 가디언, 이란와이어 등에 따르면 이란 당국이 지난 8일 저녁부터 국내 인터넷·통신망을 완전히 끊으면서 스타링크 이용도 급격히 어려워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전쟁 등 분쟁지에서 최후의 소통 창구로 기능한 스타링크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란 당국은 군사 장비까지 동원해 전파를 교란하고 각 주택 지붕 위를 드론으로 순찰하며 스타링크 안테나를 수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권단체 미안그룹의 사이버보안 전문가 아미르 라시디 이사는 이란에서 전국적인 시위가 시작되면서 스타링크 위성을 겨냥한 군사급 전파방해 '재밍' 신호가 감지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스타링크의 자료 전송 트래픽이 30% 정도 줄어들었다가 이후 감소율이 80%에 달했다는 것이다.
라시디 이사는 지난 20년간 군사장비를 동원해 전파를 교란하는 이 같은 사례를 한 번도 목격한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또 관련 기술이 매우 정교해 보이며 러시아나 중국이 이란 정부에 공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라시디 이사는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 인터뷰에서도 "이란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그랬듯 위치정보시스템(GPS) 신호 교란 외의 수단도 동원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란 당국은 스타링크 사용자 추적·단속에도 나섰다.
라시디 이사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이란 당국은 수도 테헤란 서부 지역에서 스타링크 안테나를 수색·압수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제정된 법률에 따르면 이란에서 스타링크 단말기를 소지하면 미국과 이스라엘을 위한 스파이 행위로 간주돼 최대 10년형을 받을 수 있다.
현재까지 안테나 몇 대가 압수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처럼 이란이 대대적으로 스타링크를 차단하는 이유는 반정부 시위에서 수많은 사망자가 나오면서 유혈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알리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란 시민들이 거리에서 촬영한 영상은 시위의 규모와 이란 당국의 대응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통로 중 하나다.
인터넷 차단 이후 이란 내부에서 외신에 전해지는 사진과 영상 등 시위 정보는 대부분 스타링크를 이용해 전송된 것으로 추정된다.
소셜미디어(SNS) 등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병원에 시신이 넘쳐나는 모습 등이 보인다.
이란 내 스타링크 가입자는 4만∼5만명 수준으로 추산되며, 작년 6월 이란과 이스라엘이 공습을 주고받던 '12일 전쟁' 중에도 이란에서 스타링크를 이용해 당국의 검열이 없는 인터넷 이용이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과거 이란에 전파 방해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맞서 이란은 ITU에 스타링크 서비스가 이란에 제공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었다.
외교관을 포함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국영 매체와 정권 충성파 등 '화이트리스트'에 등록된 극히 일부에게만 인터넷 접속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자국민들에게 반관영 메흐르 통신의 뉴스를 신뢰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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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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