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과 미세먼지가 어떻게 폐암으로 이어지는지 밝혀낸 기초의학자, 바늘을 찌르지 않고도 간 질환의 진행과 예후를 예측하는 길을 연 임상의가 국내 대표 의학상을 받았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제19회 아산의학상 수상자로 기초의학부문에 이호영 서울대 약학과 교수, 임상의학부문에 김승업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젊은의학자부문에는 마틴 슈타이네거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와 이주명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 뽑혔다.
시상식은 3월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다. 기초의학부문과 임상의학부문 수상자에게는 각각 3억 원, 젊은의학자부문 수상자에게는 각각 5000만 원씩, 총 7억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기초의학부문 수상자인 이호영 교수는 흡연과 미세먼지 같은 환경 요인이 폐를 어떻게 망가뜨리고, 결국 폐암과 만성 폐질환으로 이어지는지를 분자 수준에서 체계적으로 규명해 왔다. 이 교수는 담배 연기가 폐 세포를 직접 손상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혈당을 높여 면역세포의 암 공격 기능을 떨어뜨리면서 폐암 진행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밝혀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또한 미세먼지가 면역세포의 유전자 조절 방식을 바꿔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유발하는 과정도 밝혀냈다. 폐 손상 회복 과정이 조건에 따라 폐 기종이나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치료 후 암이 다시 재발하는 데 관여하는 핵심 기전과 이를 억제할 수 있는 약물 가능성까지 제시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임상의학부문 수상자인 김승업 교수는 간 조직을 떼어내 검사해야 했던 기존 진단 방식을 바꾼 연구자다. 김 교수는 초음파를 이용해 간의 딱딱함을 측정하는 비침습적 검사법을 국내에 도입하고, 20년에 걸친 임상 데이터를 통해 이 검사만으로도 간질환의 진행 정도와 환자의 예후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비침습적 검사 결과만으로 환자 위험도를 판단할 수 있다는 연구를 세계적 의학 학술지에 발표하며 간질환 진료의 기준을 새롭게 제시했다.
젊은의학자부문 수상자인 마틴 슈타이네거 교수는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을 활용해 단백질 구조를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해 기초의학 연구 속도를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주명 교수는 심장 혈관 안을 직접 보며 시술하는 영상 유도 기술이 기존 방식보다 환자 예후를 개선한다는 점을 입증해 심혈관 치료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2008년 아산의학상을 제정한 이래 이번 수상자를 포함해 총 57명의 의과학자에게 상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