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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제명될지언정 못 떠나"…정청래 지도부는 일주일 줬다

중앙일보

2026.01.13 00:53 2026.01.13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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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헌금 수수 등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심판원 회의에 출석해 소명을 마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공천 헌금 수수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원내대표)이 13일 당 윤리심판원 제명 결정에 대한 재심 신청을 예고하면서 당내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0시 10분쯤 페이스북에 “즉시 재심을 청구하겠다”며 “한 달만 기다려달라는 요청이 그렇게 어려운가. 이토록 잔인한 이유가 뭔가”라고 썼다. 한동수 민주당 윤리심판원장이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고 밝힌 지 약 한 시간 만이었다.

당 지도부는 일단 심판원의 제명 결정안을 14일 최고위에서 의결하고, 15일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 절반 찬성으로 확정지으려던 계획을 순연하고 재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당헌·당규에 규정된 재심 기간 60일을 보장할 수는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13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적 상황을 보면 (재심을) 오래 할 수는 없다”며 ‘(재심 결정을) 일주일 정도 기다려줄 수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정확히 그렇게 이해하면 된다”고 했다. 재심이 지연되면 지도부가 결단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민주당 당규에는 당원 징계는 윤리심판원이 결정하지만, 중대하고 현저한 징계 사유 등에 한해 최고위 의결을 거쳐 당 대표가 징계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심판원 회의가 진행된 전날 이미 비상징계 카드를 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대표는 13일 민주당 지지층이 주 시청 층인 유튜브 ‘매불쇼’에 출연해 “어제 심판원 결과에 따라 내가 결단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최고위원들 귀가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어제 그런 (제명) 결과 아니었으면 여러분이 좋아할 만한 일이 있었을 수도 있다”면서다. 매불쇼에서 주장해온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한 지도부 결단을 감행할 수도 있었다는 취지다.

박 대변인은 다만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에 대해 “정 대표가 전날 징계 결정을 듣고 ‘힘들고 괴롭다’고 십여 분 간 언급했다”며 “호흡 맞춰왔던 전 원내대표를 향한 사적인 감정이 있어도 공적 눈높이에서 단호하게 하는 게 굉장히 힘들었다는 것”(CBS 라디오)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을 향해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는 당내 여론은 지도부가 비상징계 카드를 만지작거리게 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친명계인 이연희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꽃이 지는 것은 끝이 아니라 때가 되었음을 아는 것”이라며 재심 청구 의사를 밝힌 김 의원을 비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재심 청구 의사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애당초 자진 탈당으로 당의 부담을 덜어줘야 했는데 전직 원내지도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인지 의문스럽다”고 날을 세웠다.

전날 심판원 회의를 이끈 한 원장도 13일 유튜브 ‘매불쇼’에 나와 ‘대한항공 제공 호텔 이용과 쿠팡 임원과의 식사 등 3년(징계시효)이 안 지난 의혹 만으로도 제명 결정이 충분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소명을 위해 회의에 출석했던 김 전 원내대표가 각종 비위 의혹 중에서도 파장이 컸던 ▶2022년 강선우 의원의 1억원 공천 헌금 수수 묵인 ▶2020년 배우자의 공천 헌금 수수 의혹 등이 징계 시효 3년을 넘겼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다.

이날 오후 김 전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제명을 당할지언정 스스로 제 친정을, 고향을, 전부를 떠나지는 못하겠다”는 글로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쏟아지는 비를 한 우산 속에서 맞길 원하지 않고, 우산 밖에 있겠다”라는 표현과 관련해 김 의원 측은 “재심 신청을 안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심판원 재심 회의는 29일 쯤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



김나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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