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출석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했던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가 이미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뒤늦게 법무부에 입국 시 통보 등을 요청했다.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경찰은 13일 로저스 쿠팡 대표를 비롯해 쿠팡 관련자들에 대해 출국금지 또는 입국 시 통보 요청 등 출입국 규제 조처를 했다. 로저스 대표는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셀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공무집행방해·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당해 피고발인 신분이다.
앞서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로저스 대표와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일에 로저스 대표에게 5일 출석할 것을 요구했지만, 로저스 대표 측에서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로저스 대표는 이날 바로 한국을 떠났다. 경찰은 이후 수사 과정에서 로저스 대표의 출국 사실을 파악했고, 지난 7일에는 1월 중순 출석할 것을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로저스 대표의 출석을 위해 법정 대리인 등과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로저스 대표가 경찰 수사에 응하지 않고 출국할 수 있다는 지적은 이미 나왔었다. 앞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달 30일 국회 쿠팡 연석 청문회에서 ‘로저스 대표이사에 대한 출국금지(외국인의 경우 출국정지)가 필요하다. 그렇게 하겠느냐’는 질의에 “법과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답변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관련 내용을 검토만 하다 로저스 대표가 출국한 지 약 2주가 지나서야 관련 조치에 들어가면서, 또다시 경찰의 대처가 늦었던 건 아닌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로저스 대표 관련 사건의 고발인 조사 등이 지난 2일 이뤄졌고, 국회에서 고발 의결한 사건은 아직 고발장이 경찰에 접수되기도 전이라 그 전에 출국정지 조치를 하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