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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에 두 손 모으고 허리 숙여 인사…다카이치 '극진한 환대'

중앙일보

2026.01.13 01:26 2026.01.13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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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고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13일 오후 2시쯤 일본 나라(奈良)현의 한 호텔 로비에 도착하자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무릎에 두 손을 모은 채 허리를 숙여 일본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이렇게 말했다. 파란색 재킷과 검정색 치마 차림의 다카이치 총리는 만면에 미소를 띤 모습이었다. 이 대통령과 눈이 마주쳤을 때는 눈을 크게 뜨며 반가운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일본 나라현의 한 호텔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다카이치 총리와 두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눈 이 대통령은 “이렇게 격을 깨 갖고 환영해주시면 제가 몸둘 바를 모르겠다”며 “일본 국민도 그렇겠지만, 대한민국 국민들도 총리님의 이런 모습에 정말로 감사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기쁘다”고 답한 뒤 이 대통령에 이어 차에서 내린 김혜경 여사에게도 밝게 웃으며 “만나서 기쁘다. TV에서 많이 봤다. 아름다우시다”고 인사를 나눴다. 이후 다카이치 총리는 직접 이 대통령 부부를 호텔 안으로 안내했다. 청와대는 “당초 예정돼 있던 호텔 측 영접에서 총리 영접으로 격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특유의 ‘오모테나시’(극진한 환대)는 이날 곳곳에서 엿보였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 대통령을 자신의 고향이자 지역구인 나라에 초청한 것부터가 드문 일이다. 역대 일본 총리가 자신의 지역구에 외국 정상을 초청해 양자회담을 한 건 2016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야마구치(山口)현에 초대한 이후 약 10년 만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일본 나라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확대정상회담에 앞서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일본 총리가 나라에서 외국 정상과 회담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고도(古都)인 나라는 한·일 문화 교류의 상징과도 같은 ‘유카리노치’(인연의 땅)다. 또 백제에서 일본으로 건너 간 도래인의 영향을 크게 받은 고대 아스카(飛鳥)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보다 하루 먼저 나라에 도착해 이 대통령을 기다리기도 했다.

양국 정상은 공식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나라라는 지역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확대 정상회담에서 “총리님의 고향에서 이렇게 뵙게 돼 정말 특별한 의미가 있는 정상회담 같다”며 “한국과 일본의 교류와 협력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때이기 때문에 나라에서 총리님과 회담을 갖게 된 것은 정말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 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내각 총리대신 취임 후 나라에 외국 정상을 초청한 것은 이 대통령이 처음”이라며 “이건 저와 대통령님 간 우정과 신뢰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나라현은 이날 청사에 ‘환영 한·일 정상회담’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일본은 회담 기간 이 대통령 경호를 위해 오사카(大板)부 관내 고속도로 일부 구간을 통제한다. 나라현 경찰은 인근 지역 경력까지 동원해 경계 태세를 갖추는 등 경비를 강화했다. 다만, 산케이신문은 이 같은 ‘철통 경비’가 2022년 7월 나라에서 발생한 아베 전 총리 피격 사건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김혜경 여사가 13일 일본 한 호텔에서 열린 재일 한국계 예술인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에게 직접 만든 전통 한과 등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 여사는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드라마 ‘파친코’에 출연한 배우 박소희씨와 미술가 김미츠오씨 등 재일 한국계 예술인과 간담회를 가졌다. 전날 직접 만든 전통 한과를 한국에서 준비해 간 김 여사는 “여러분은 양국을 잇는 매우 귀한 존재들”이라며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남편 야마모토 다쿠(山本拓) 전 중의원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2월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재활 중이다.



하준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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