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레알 마드리드가 약 7개월 만에 사비 알론소 감독을 내쳤다. 겉으로는 상호 합의이자 알론소 감독의 결정이지만, 진실은 따로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13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과 사비 알론소 감독이 상호 합의에 따라 그의 감독직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알론소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로서 언제나 구단의 가치를 대표해왔다. 그는 영원히 모든 마드리드 팬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을 것이며 레알 마드리드는 항상 그의 집일 거다. 구단은 알론소 감독과 모든 코칭 스태프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를 표하며 그들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한다"라고 덧붙였다.
후임 감독도 즉시 정해졌다. 그 주인공은 바로 또 다른 레알 마드리드 전설이자 알론소 감독의 친구인 알바로 아르벨로아 감독. 지난해 6월부터 카스티야(레알 마드리드 2군)를 이끌고 있던 그가 알론소 감독의 뒤를 잇게 됐다.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아카데미에서 차근차근 시작해 1군 팀 감독까지 올라오게 된 셈.
[사진]OSEN DB.
이처럼 레알 마드리드에선 알론소 감독과 작별을 아름다운 자진 사임으로 포장하려 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사실상 레알 마드리드 수뇌부가 그를 등떠민 것으로 드러났다.
스페인 '마르카'는 "알론소의 퇴진은 구단 내부에서 주도된 결정의 결과였다. 공식 성명에서는 상호 합의에 따른 이별로 설명됐지만, 실제로는 구단이 먼저 움직였다. 알론소는 먼저 떠날 생각이 전혀 없었으며 구단이 그에게 연락해 퇴진 가능성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뒀다"라고 폭로했다.
이어 매체는 "알론소는 자신의 축구 철학과 새로운 시스템을 팀에 이식하려 했고, 기존과 달리 정해진 움직임과 훈련 루틴을 도입하려 했다. 그러나 선수단은 이를 잘 받아들이지 않았고, 감독이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는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고, 팀은 정체성을 잃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킬리안 음바페를 비롯한 핵심 선수들의 부상까지 겹치며 알론소 감독의 입지는 더욱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는 성적 부진으로 이어졌고, 최근 바르셀로나와 '엘 클라시코'에서 패하며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우승 트로피를 내준 게 사실상 경질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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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카는 "알론소는 스스로 회의를 요청하지도 않았고, 먼저 떠날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했다. 최근 계속된 잡음과 프로젝트에 대한 동력이 소진됐다는 생각이 최종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그렇게 알론소는 구단의 제안을 받아들이며 큰 기대로 출발했으나 내부 문제와 성적 부진으로 끝난 한 시대에 마침표를 찍었다"라고 짚었다.
영국 'BBC' 역시 같은 이야기를 내놨다. 매체는 "이건 알론소의 자진 사임이 아니었다. 계획된 일도 아니었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될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특히 지휘봉을 잡은 지 불과 7개월 반 만에 말이다. 적어도 지금 시점은 아니었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BBC는 "이 결별은 결국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지난 몇 달간 전술과 접근 방식에 대해 감독과 수차례 의견 충돌이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 보드진은 월요일 오후 단 하나의 안건을 두고 회의를 진행했다. 그건 바로 알론소의 퇴임이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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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예견된 수순이었다. 알론소 감독은 독일 레버쿠젠에서 역사상 최초의 분데스리가 무패 우승을 일궈내며 많은 주목을 받았고, 지난해 여름 친정팀 레알 마드리드의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알론소 감독은 빠르게 경질 압박에 시달렸다. 시즌 초반엔 라리가 1위를 질주했지만, 연말부터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패배가 많아졌다. 경기력도 뚝 떨어지면서 8경기에서 2승 3무 3패에 그치는가 하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교체 불만을 비롯한 선수단 불화도 지적됐다.
특히 바르셀로나전을 마친 뒤 알론소 감독의 권위가 바닥까지 떨어진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선수들에게 남아서 바르셀로나 선수단을 향해 '가드 오브 아너'를 해주자고 요청했지만, 킬리안 음바페는 이를 거부하고 동료들에게 경기장을 떠나라고 손짓했다. 선수들도 음바페를 따랐고, 알론소 감독도 어쩔 수 없이 씁쓸히 등을 돌려야 했다.
경기 후 레알 마드리드는 곧바로 알론소 감독을 내보내고, 아르벨로아 감독을 새로 앉혔다. 하지만 선수단이 모든 걸 뒤흔드는 구단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다면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일 것으로 보인다. BBC도 "알론소 같은 레전드조차 구단 문화를 바꾸지 못했다면 아르벨로아가 마제한 과제 역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