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내달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굳히고 이를 집권 자민당 간부들에게 전달했다고 교도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정기국회가 소집되는 오는 23일 중의원(하원)을 곧바로 해산하는 이른바 ‘모두 해산’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중의원·참의원(상원) 양원 운영위원회 이사회에 출석해 정기국회 소집일을 알리면서도, 통상 첫날 진행되던 총리의 시정방침 연설 일정은 통보하지 않았다. 조기 해산을 염두에 둔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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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일정 두 안…36년 만의 한겨울 선거
중의원이 해산될 경우 총선 일정으로는 ▶1월 27일 선거 공시 후 2월 8일 투표 ▶2월 3일 선거 공시 후 2월 15일 투표가 거론된다. 교도통신은 2월 총선이 현실화될 경우 1990년 이후 36년 만이라며, 혼슈 동북부와 홋카이도 등에서는 한겨울 추위 속 선거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0월 출범한 자민당·일본유신회 연립정권과 ‘강한 경제’를 내건 정책 노선에 대한 신임을 묻는다는 명분을 조기 총선의 이유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NHK가 지난 10∼12일 12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전달보다 2%포인트 하락한 62%였다. 정당 지지율은 자민당 32.2%, 입헌민주당 7.0%, 국민민주당 4.6%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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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당 변수…야권 협력 땐 구도 급변
아사히신문은 “양당의 협력 수준에 따라 선거 구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입헌민주당은 지역구 후보 단일화를 노린다”고 전했다. 종교단체 창가학회를 기반으로 한 공명당은 그동안 지역구에서는 자민당 후보를 지원하고, 비례대표에서는 자민당 지지층이 공명당 후보를 밀어주는 방식으로 선거 협력을 해왔다. 마이니치신문은 “각 지역구에서 일정한 표를 보유한 공명당의 향배가 전체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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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명분 부족” 비판…정권 내부 신중론도
다카이치 총리가 고물가 대책 등 성과를 낸 뒤 총선을 치르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선회한 데 대해 여야 안팎에서는 “대의명분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다카이치 정권 출범 과정에서 ‘킹 메이커’ 역할을 한 아소 다소 자민당 부총재 주변에서 “정기국회 초기에 해산하려는 목적을 모르겠다”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정책 공조를 이어오던 국민민주당도 불만을 드러냈다.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는 지난 11일 TV 프로그램에서 “정책을 옆으로 치우고 해산한다면 (출범 직후 총선을 치른) 이시바 시게루 내각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교도통신은 2026회계연도 예산안의 3월 말 통과를 우선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정권 내부에 존재하며, 야당은 고물가 대책을 우선하겠다던 다카이치 총리의 입장과 조기 총선이 모순된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