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에는 동계올림픽(2월)과 북중미 축구 월드컵(6월) 뿐만 아니라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9월)도 열린다. 금메달 유력 후보로 사격의 반효진(19·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과 양지인(23·우리은행)이 손꼽힌다.
반효진은 2024년 파리올림픽 여자 공기소총 10m 금메달리스트다. 노트북 귀퉁이에 붙인 쪽지(아래 사진)가 화제였다. ‘어차피 이 세계 짱은 나!’ 가수 장원영의 ‘원영적 사고’를 빗댄 ‘효진적 사고’란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중앙일보와 만난 반효진은 “요즘 어린 친구들은 ‘짱’이란 표현을 잘 안 쓴다”며 웃었다. “경기가 너무 안 풀릴 때 최면을 걸려고 빨간색으로 쓴 거다. 나도 모자라지만, 다른 선수도 똑같은 사람이고 별거 아니라는 마인드다.” 지금도 훈련 일지에 붙여두고 부적처럼 갖고 다닌다.
대구체고를 막 졸업한 앳된 얼굴. 하지만 사대에서는 표정 하나 안 변하고 과감하게 격발한다. 성격도 당차다. 파리 올림픽 결선 마지막 발에서 9.6점에 그쳤다. 슛오프 끝에 0.1점 차로 이겼다. “직전해 월드컵에서 같은 선수(중국 황위팅)에게 0.1점 차로 졌는데, 이건 ‘나 따라고 만들어준 자리네’라고 생각했다.”
초등학생 때 태권도 품새를 하다 중2 때 친구 권유로 사격에 입문했다. “운동은 일등 아니면 안 돼”라고 반대했던 엄마 보란 듯 두 달 만에 대구 대회 1등. 총을 잡은 지 3년 만에 올림픽 정상에 섰다. 천부적 재능도 있지만, 총을 안 쥘 때도 사격만 생각했다. “유튜브로 실업팀 언니들 경기를 하도 돌려봐서 누가 언제, 몇 점을 쏘는지 외울 정도였다.”
공기소총은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는 종목이다. 2023년 왼쪽 무릎에 염증이 생겼고, 고관절 인대도 늘어났다. 한동안 뛸 수조차 없었다. 친구들이 운동장을 뛰는 바퀴 수를 세며 울기도 했다. 10m 공기소총은 샤프심 굵기인 지름 0.5㎜ 10점 과녁을 조준한다. 시력 0.2. 한쪽 눈으로 총 가늠자 앞 렌즈를 보고 정조준한다.
2025년 11월 카이로 세계선수권대회도 우승하면서 ‘세계 짱’ 자리를 지켰다. 목표인 그랜드슬램 달성까지 아시안게임과 아시아선수권이 남았다. “마음속으로는 ‘나고야에서도 세계 짱은 나’라고 생각하겠다.”
파리올림픽 여자 25m 권총 금메달리스트 양지인도 지난해 11월 세계선수권을 제패하며 2년 연속 세계 최고 자리를 지켰다. 결선은 급사 방식. 3초간 나타났다 사라지는 표적의 10.2점 이상을 명중시켜야 한다. 파리올림픽 결선에서도 슛오프 끝에 정상에 올랐다.
중1 때 수행평가로 처음 총을 잡았다. 1년 만에 회장기 전국사격대회를 제패했다. 시력 0.1 이하. 안경을 쓰고 사대에 선다. ‘돌부처’처럼 요지부동이다.
좌우명은 ‘미래의 내가 알아서 하겠지’다. 사격 관계자들은 그런 ‘지인적 사고’를 명사수의 비결로 본다. 멘탈 스포츠인 사격은 격발 순간까지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을수록 좋다. 동작이 간결할수록 유리하다.
“태어난 김에 사는 거고, 대충 사는 듯해도 목표를 향해 순수하게 달려드는 기안84(방송인) 같은 세계관이다.” 10m 공기권총도 병행하는 양지인은 아시안게임 다관왕도 노려볼 수 있다. ‘미래의 양지인’에게 한마디 해 달라고 하자 덤덤하게 말했다. “덜덜 떤다고 어차피 상황은 변하지 않아. ‘어떻게든 되겠지’란 마음으로 쏴. 알아서 잘해라. 잘할 거고.”
반효진은…
나이: 19세(2007년생)
소속팀: 대구체고-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주종목: 여자 공기소총 10m
주요 우승 : 2024 파리올림픽 금,
2025 카이로 세계선수권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