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한국GM·KG모빌리티·르노코리아 등 중견3사 점유율이 역대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현대차·기아는 물론 테슬라 등 수입차에도 밀리면서다.
13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차 중견3사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6.4%(잠정치 기준)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6.9%)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르노코리아는 2.4%에서 3.1%로 소폭 늘었지만, 한국GM(1.5%→0.9%)과 KG모빌리티(2.9%→2.4%) 모두 줄어들었다.
우선 국산차 경쟁사인 현대차·기아가 내수 시장에서 선방한 영향이 크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그랜저·쏘나타 등에 힘입어 전년대비 1.1% 늘어난 71만2954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아도 1.1% 오른 54만5776대를 팔았다. 특히 기아 쏘렌토는 2002년 출시 이후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0만 대를 돌파하며 국내 영향력을 과시했다.
테슬라를 앞세운 수입차 영향력도 커졌다. 한국수입차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된 수입 승용차는 30만7377대로, 수입차 시장이 개방된 1987년 이후 처음으로 30만 대를 넘어섰다. BMW(7만7127대)와 메르세데스-벤츠(6만8467대) 등 독일산 수입차가 견고한 실적을 보였는데, 특히 테슬라는 판매량이 5만9916대로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반면 중견3사는 현대차·기아에 비해 투자 여력이 적은 데다, 전동화·하이브리드 수요 대응에도 상대적으로 늦다 보니 점유율이 계속 밀려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서비스나 디자인, 마케팅 측면에서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고, 특히 이들 브랜드의 중고차 가격이 떨어지면서 소비자 관심을 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3사 모두 올해는 신차 효과를 통해 점유율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르노코리아는 이날 서울 그랜드 워커힐에서 ‘필랑트(FILANTE)’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름은 1956년 르노가 공개한 ‘에투알 필랑트(별똥별)’에서 따왔다. 르노코리아는 “전통적인 차체 형식에서 벗어나 세단과 스포츠유틸리치타(SUV)의 특성을 고루 담아낸 독창적인 ‘크로스오버’ 스타일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필랑트는 르노코리아의 중장기 신차 로드맵인 오로라 프로젝트 두번째 모델이다. 2024년엔 프로젝트 첫 모델로 중형 SUV인 ‘그랑 콜레오스’를 출시했다. 지난해 국내 누적판매 5만 대를 넘기며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필랑트는 부산 공장에서 생산돼 오는 3월부터 출고된다.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소비자들의 높은 기대 수준을 충족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르노 브랜드의 프리미엄 가치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GM은 미국 프리미엄 브랜드 ‘뷰익’을 한국에 들여오는 한편, 픽업트럭·SUV 전문 브랜드 GMC의 전기차 ‘허머 EV’도 신차로 출시할 예정이다. KG모빌리티는 2002년 출시한 ‘무쏘 스포츠’의 계보를 잇는 신형 픽업트럭 ‘무쏘’를 이달 출시했다. 이 교수는 “중견3사 모두 최소 5년의 장기플랜을 갖고 적극적인 신모델 출시, 고객 커뮤니케이션 확대, 마케팅 강화 등 차별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