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기보다 지방이 많은, 이른바 ‘비계 삼겹살’로 인한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삼겹살을 지방량에 따라 세분화해 유통하기로 했다. 계란도 크기 표기를 소비자가 알기 쉽게 S(스몰)에서 2XL(투 엑스라지) 등으로 바꾼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의 ‘축산물 유통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돼지고기는 현재 ‘삼겹살’이란 명칭으로만 유통되는 부위를 지방 함량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해 유통할 계획이다. 지방이 적정한 부위를 ‘앞삼겹’, 많은 부위를 ‘돈차돌’, 지방이 적은 부위를 ‘뒷삼겹’으로 구분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렇게 나누면 지방이 많은 삼겹살로 인한 소비자 불만이 줄어들고, 선호도에 따라 가격이 자연스럽게 조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익성 농식품부 축산유통팀장은 “소고기 중에서도 기름이 많은 차돌박이가 있듯이, 삼겹살도 지방이 많은 부분을 ‘돈차돌’로 구분하면 (지방량에 대한) 시시비비가 줄어들지 않을까 한다”며 “소비자의 선호도에 따라 (돈차돌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해 관련 고시를 개정하고, 올해 안에 삼겹살이 달라진 명칭으로 마트 등에 유통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삼겹살의 지방 기준도 강화한다. ‘1+등급’ 삼겹살 내 지방 비율 범위를 기존 22~42%에서 25~40%로 조정한다. 농가들이 지방이 적은 돼지를 사육하도록 유도하려는 취지다. 또 돼지 도매가격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도매시장을 2030년까지 2개소 이상 새로 짓고, 경매 비율도 끌어올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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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명칭’ 왕란은 2XL, 특란은 XL…등급도 매긴다
계란 등급 표시와 규격 명칭도 달라진다. 달걀 껍데기에 ‘1+·1·2등급’ 등 품질 등급을 표시하고, 계란 크기에 따른 분류를 현행 ‘왕·특·대·중·소’에서 ‘2XL·XL·L·M·S’로 바꾼다. 또 계란의 거래가격 투명성 확보를 위해 농가와 유통상인 간 ‘표준거래계약서’ 작성을 제도화할 방침이다. 계란의 경우 생산자가 희망하는 가격이 곧 산지 가격으로 책정되는 관행이 문제가 돼 왔다. 닭고기 소비자 가격 조사도 생닭 한 마리 기준에서 절단육·가슴살 등 부분육 중심으로 개편한다.
한우는 일명 ‘마블링’으로 불리는 근내지방도를 높이기 위해 32개월 장기 사육하는 농가가 많다. 하지만 정부는 사육 기간을 줄여 생산비 절감을 유도할 계획이다. 사육 기간을 28개월로 단축하면 생산비가 10% 이상 절감된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사육 기간을 줄이는 농가에 우량 정액을 우선 배정하고, 유전체 분석, 맞춤형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안용덕 축산정책국장은 “한우가 상대적으로 고급육 시장이기 때문에 좀 더 저렴한 한우고기를 공급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다”며 “시장성도 충분하다. 24~28개월만 키워도 1++등급을 받는 데 문제가 없는 농가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비 등 유통비용을 줄이기 위해 소·돼지의 온라인 경매, 계란의 온라인 도매 등 온라인 시장 활성화도 추진된다. 또 축산물 가격 비교가 가능한 ‘여기고기’ 앱을 활성화해 가격 경쟁도 촉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