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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 차로 뒤쫓으며 “바보야, 집에나 가”…이주민 25% ‘차별 경험’

중앙일보

2026.01.13 07:19 2026.01.13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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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경남 김해의 한 자동차 부품업체에 취업한 캄보디아 국적의 코이 데이비(37)의 한국 생활은 금세 고통으로 변했다. 한국어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면 곧장 욕설이 쏟아졌다. 그는 두 달 만에 고용노동부 산하 경남 김해 고용지원센터를 찾아 “일을 계속하기 힘들다”고 했다. 그때부터 더 큰 고난이 찾아왔다. 회사 동료들의 집단따돌림이다. 사장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던 같은 해 6월 30일 “회사에서 나가라”고 통보했다. 더 최악은 그다음에 왔다. 쫓겨난 그가 약 4㎞ 떨어진 기숙사를 향해 홀로 걸어가는 동안 누군가 차량으로 코이를 뒤쫓으며 “바보××야, 집에나 가”라고 소리쳤다. 한국이주노동재단을 통해 입수한 영상에는 이 광경이 고스란히 담겼다.

안대환 한국이주노동재단 이사장은 “욕한 사람이 바로 회사 대표”라며 “이들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접수하고 고소도 했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만날 때마다 욕설을 서슴지 않던 회사 대표는 모욕·협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9월 18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무부 이민정책연구원이 이민자 6000명을 상대로 차별 경험 여부를 조사한 결과 4명 중 1명(25.2%)이 “차별을 당한 적이 있다”고 했다. 차별을 받았던 장소는 코이처럼 직장·일터인 경우가 45.4%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본인이 당한 일에 대해 ‘시정 요구’를 했다고 밝힌 응답자는 21.9%뿐이었다.

차별 예방 방안으로 고용허가제로 묶인 사업장 이동 규제 완화가 거론된다. 안 이사장은 “이주노동자들의 체류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입국 후 3년간은 근로계약을 1년 단위로 체결해 정부가 중간 점검을 할 필요가 있다”며 “이후 한국에서 성실하게 일했다는 점이 인정될 경우 3년 차부터 사업장 이동 등 자율성을 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정재.손성배.전율.이영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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