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3일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특검법 공조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두 대표가 공식 회동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장 대표는 “우리 이준석 대표”라는 표현을 두 번이나 쓰며 환대했고, 이 대표도 “제안에 화답해 감사하다”고 했다.
장 대표는 이 대표보다 먼저 국민의힘 회의실에 도착해 앉을 자리를 살폈고, 2분 뒤 도착한 이 대표를 맞았다. 두 대표는 각 당을 상징하는 분홍색·주황색 넥타이를 매고 만나 웃으며 악수했다. 회의실 벽면에는 전날 이 대표가 당파색이 없는 문구를 고심해 국민의힘에 제안한 ‘차이를 넘어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회의석에 앉은 뒤 장 대표는 “우리 이 대표 먼저 한 말씀 하시라”며 발언 순서를 양보했고, 이 대표는 먼저 “정치와 사법 제도를 망가뜨리는 거악 앞에서는 공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고는 “김병기·강선우 특검, 제3자 추천 방식의 통일교 특검, 대장동 검찰 항소 포기 경위 규명 세 가지를 반드시 함께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의 연석회담 제안을 거절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향해서는 “민주당의 종속 정당이 될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장 대표는 “우리 이 대표가 정확한 말씀을 다 해주셨다”며 발언을 이어갔다. 장 대표는 “대장동 항소 포기에 대한 진실 규명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고, 통일교 특검과 공천 뇌물 특검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특검은 눈감고 죽은 권력에 대한 부관참시 특검만 계속 추진한다”고 꼬집었다.
두 대표는 15분에 걸친 비공개 회동 뒤 함께 회의장을 떠났다. 양당은 민주당의 공천헌금 의혹과 관련해 김병기 전 민주당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하기로 합의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수사가 미진하면 양당이 특검법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두 대표는 이날 오후엔 우원식 국회의장을 함께 찾아가 민주당의 일방적 법안 강행 처리에 공동 항의했다.
양당 모두 “6·3 지방선거 연대 관련 언급은 없었다”며 말을 아꼈지만 국민의힘에선 “첫 회동은 논의의 출발점이자 연대의 시작점”(정희용 사무총장)이란 희망 섞인 발언이 나왔다. 실제 장 대표는 최근 ‘보수 연대’ 러브콜에 적극적이다. 지난 7일 비상계엄 사과 기자회견 때 개혁신당 상징색인 주황색 넥타이를 매고 “이기는 선거를 위한 폭넓은 정치 연대”를 강조한 데 이어 11일엔 이 대표가 회담을 제안하자 직접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화답했다.
이에 반해 이 대표는 지난 12일 “연대해서 다 같이 지는 게 제일 바보”라며 선거 연대와 거리를 두고 있다. 개혁신당은 그러면서 ‘99만원 출마’ 등 독특한 지방선거 전략을 내세우며 독자 완주 채비를 하고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두 대표가 서로 ‘밀당’을 하고 있다”며 “정책 연대를 통해 민심을 시험하고, 서로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 서면 선거 연대까지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