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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파 반발 하루만에…대통령 “보완수사권, 당 의견 수렴을”

중앙일보

2026.01.13 07:26 2026.01.13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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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3일 “검찰 개혁 및 보완수사권과 관련해 당에서 충분한 논의와 숙의가 이뤄지고, 정부는 그 의견을 수렴하라”고 지시했다고 청와대 대변인실이 밝혔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전날 발표한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법 입법예고안에 대한 여권 내 불만이 커지자 이 대통령이 하루 만에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서울공항 환담장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 대표는 “의원들·당원들 안에서 이견이 도출되고 있다”고 상황을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안을 만들 때의 고민도 있다”며 “완벽한 안은 없다. 의견이 있으면 활발하게 토론해 중지를 모아 수정할 게 있다면 수정하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전용기를 탑승하러 가는 장면을 찍은 영상에는 이 대통령이 정 대표에게 “검찰의 권한이 없어지는데…. 지금 단계에서는 상호 견제해야지”라고 말하는 음성도 담겼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오후 페이스북에 “입법예고 기간 동안 당과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이며, 정부는 적극적으로 수렴할 것”이란 글을 올렸다. 검찰개혁추진단 역시 “제기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 당과 지속적인 협의 및 의견 수렴을 통해 최종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정부가 발표 하루 만에 뒤로 물러선 건 여권 내 반발이 그만큼 거셌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여당 의원들은 “보완수사권 유지 가능성을 법안 곳곳에 숨겨놨다. 주는 걸 전제로 만든 법안”(김용민), “매뉴얼을 꼼꼼히 만들어서 수사가 지연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낼 줄 알았다”(김승원)는 의견을 잇따라 냈다. 김어준씨도 “제도적인 고민은 하지 않고 이걸 핑계로 권력을 되살리려고 한 것”이라며 맞장구쳤다.

민주당 의원 24명 등 범여권 의원 30명이 참석한 ‘바람직한 검찰 개혁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도 비판이 터져나왔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정부 검찰은 다르다는 말은 틀린 말”이라고 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정부안의 중수청은 또 하나의 괴물을 만드는 위험한 조직”이라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은 검찰 때문에 수사를 받다 돌아가셨다. 검찰권을 유지·확대하는 체제가 계속되면 정권이 바뀐 뒤 살아남을 분은 봉욱 민정수석뿐”이라고 했다. 서 교수 등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 6명은 정부안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14일 자문위원직을 사퇴하기로 했다.

공소청·중수청 설치 법안의 논의 주도권은 민주당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유튜브 방송에서 “법의 통과는 국회 몫이다. 얼마든지 수정·변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도 토론회에서 “정부안은 대통령 말씀처럼 토론 소재로 제공됐다. 빨리 소란에서 대안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15일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여성국.하준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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