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동북아 지역 한·중·일 3국이 최대한 공통점을 찾아 함께 소통하며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일본 나라(奈良)현에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와 회담한 뒤 공동언론발표에서 이렇게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양국이 지역의 안정을 위해 공조해 역할을 다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이 대통령과) 다시금 다졌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 취임 뒤 일본과 중국의 갈등은 고조됐다.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유사시 자위대가 개입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뒤 중국은 최근 일본에 대한 희토류 등의 수출을 통제하는 조처를 한 상태다. 지난해 8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에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당시 총리는 “저는 힘 또는 위압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뜻도 밝혔다”며 중국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반면에 이번엔 민감한 발언은 없었고, 이 대통령은 3국 협력을 강조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일본을 향한 중국의 분노가 상당하고, 중국의 수출 통제로 일본도 민감한 상황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대북정책에 있어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도 “핵미사일 문제를 포함한 대북 문제 대응에 대해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일·한, 일·한·미 간 긴밀히 협조해서 대응해 나갈 것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 분야 협력과 관련해선 “양국이 교역 중심의 협력을 넘어 경제안보와 과학기술, 그리고 국제규범을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한 보다 포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인공지능(AI), 지식재산 보호 등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더욱 심화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일 경제협력의 영역을 ‘무역’에서 ‘경제안보’로 확대하기로 한 부분이 눈에 띄는 점이었다. 일본은 중국의 수출 통제로 경제안보에 위협을 받는 상황이기도 하다. 한·일 양국은 ‘포괄적인 협력’까지 하기로 했는데, 지난해 8월 정상회담에선 수소, 암모니아, AI 등 특정 분야 협력을 언급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다만 이번 한·일 공동언론발표에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과 일본 수산물 수입에 대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CPTPP는 일본이 주도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이 대통령은 12일 공개된 NHK 인터뷰에서 “CPTPP 가입 협조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일본 수산물 수입도 하나의 중요한 의제”라고 말했었다. 일본 측은 수산물 수입 규제와 관련해 한국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접근을 할 수 있도록 양국 간에 충분한 의사소통을 해나가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양기호 교수는 “공동언론발표를 보면 경제협력은 주로 이 대통령만 얘기하고, 다카이치 총리는 안보 이슈를 더 말했는데 양 정상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얻으려고 한 포인트가 다소 달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