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셔틀콕 여제' 안세영(24, 삼성생명)이 이번에도 '패자' 왕즈이(25·중국)를 향한 존중과 위로를 잊지 않았다. 중국 내에서도 챔피언의 품격에 박수를 보냈다.
중국 '넷이즈'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인 한국 선수 안세영이 새해 첫 대회에서도 당당히 정상에 올랐다. 이후 그는 팬들에게 인사하는 동시에 결승에서 패배한 왕즈이에게도 진심 어린 글을 남기는 품격을 보여주며 감동을 줬다"라고 조명했다.
안세영은 지난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말레이시아 오픈(슈퍼 1000)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2위 왕즈이를 게임 스코어 2-0(21-15 24-22)로 제압했다.
첫 게임을 무난하게 가져온 안세영은 두 번째 게임에서 흔들렸다. 한때 9-17로 크게 뒤지며 위기를 맞았다. 왕즈이가 승부를 3게임으로 끌고 가는 것처럼 보였다.
[사진]OSEN DB.
하지만 안세영은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왕즈이의 희망을 꺾어버렸다. 그는 순식간에 점수를 쓸어담으며 18-18 동점을 만들었고, 듀스 접전 끝에 24-22를 만들며 승리를 손에 넣었다. 왕즈이는 다소 소극적인 운영과 잇단 실수로 또다시 고개를 떨궈야 했다.
결국 안세영은 지난해 왕즈이 상대 8전 8승을 거둔 데 이어 2026년에도 그를 꺾고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으며 맞대결 9연승을 이어갔다. 이제 둘의 상대 전적은 17승 4패가 됐다. 동시에 안세영은 2024년과 2025년에 이어 말레이시아 오픈 3연패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안세영은 BWF 국제대회 5회 연속 우승과 BWF 주관 대회 25연승(천위페이와 준결승 부전승 포함)이라는 기록까지 썼다. 그는 지난해 10월 덴마크 오픈을 시작으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코리아 오픈 결승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에 패한 게 마지막 패배다.
넷이즈는 "안세영은 배드민턴 여왕의 자리를 확실히 증명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세계 무대를 휩쓸었고, '왕중왕전' 월드투어 파이널 우승까지 시즌 11관왕을 달성했다"라며 "안세영은 2026 시즌 첫 대회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는 결승전 1게임에서 10-11로 뒤졌지만, 연속 7점을 올리며 역전했다. 2게임에서도 위기를 맞았으나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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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의 챔피언다운 매너도 주목받았다. 그는 우승 후 소셜 미디어에 "쿠알라룸푸르에서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더불어 말레이시아오픈에서의 세 번째 우승을 거두면서요"라며 트로피를 자랑했다.
그러면서도 왕즈이에 대한 따뜻한 위로와 예의를 잊지 않았다. 안세영은 "언제나 저의 한계를 시험하며 최선을 다해 임할 수 있게 도와주시는 왕즈이 선수께 감사드립니다. 선수의 치열한 경기의식을 정말 존경하고 앞으로 있을 선수와 경기도 무척 기대된다"라고 적었다.
끝으로 그는 "제 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경기장에서 말레이시아 팬들의 함성소리는 제가 경기를 계속해서 뛸 수 있던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여러분들과 제 팀의 도움 없이는 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이루기 어려웠을 거예요. 2026년 한 해를 기분 좋게 시작하네요! 앞으로 있을 경기들도 기대됩니다!"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넷이즈는 "안세영은 패배한 상대 왕즈이에게도 예의를 표했으며 팬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라고 짚었다. 한편 왕즈이 역시 좌절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월드투어 파이널 준우승 이후 눈물을 참지 못했던 그는 이번 패배 뒤엔 "나는 항상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건강을 유지하며 계속해서 나 자신을 발전시키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