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책상 내리친 尹, 한밤 최후진술 "장기독재? 시켜줘도 못 한다"

중앙일보

2026.01.13 09:13 2026.01.13 12:43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내란 우두머리 혐의 2차 결심공판에 출석해 재판부에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은 14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이 사건 공소장은 객관적 사실과 기본적인 법상식에 맞지 않는 망상과 소설”이라고 말했다. 사형을 구형받은 윤 전 대통령은 준비한 원고를 90분 동안 읽어내려갔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특검 공소장은 1년간 이 나라를 휩쓴 광풍의 허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검을 향해서는 “우리나라를 오래전부터 지배해온 어둠의 세력들과 국회 절대 다수 의석을 갖는 민주당 호루라기에 맹목적으로 달려들어 물어뜯는 이리떼들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난했다.

이날 공판은 13일 오전 9시30분 시작했으나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변론이 9시간 가량 진행됐다. 그러면서 특검의 구형, 변호인단 최후변론을 마치자 자정을 넘겼다. 윤 전 대통령의 최후진술은 14일 오전 0시11분에 시작해 1시41분에 마쳤다.


윤 전 대통령은 왼손에 A4 용지 원고를 들고 강조하는 부분에선 오른손으로 주먹을 쥔 채 흔들거나 책상을 치기도 했다. 그는 원고와 방청석을 번갈아 바라보면서 발언을 이어나갔다. 이따금씩 오른손 검지를 치켜세웠다.

윤 전 대통령은 “국민들이 처음에는 계엄을 왜 선포했는지 어리둥절해 했다”며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라가 얼마나 절박한 상황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야당의 입법 폭주와 줄탄핵 등 위기 상황에서 국민들을 깨우기 위해 계엄을 선포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비상벨’, ‘메시지 계엄’이라고 규정했다. 또 “종북 주사파, 반국가세력, 체제 전복 세력과 싸우는 것은 국민이 깨어있어야 이기는 것”이라고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내란우두머리 혐의 재판 결심공판에 출석해 윤갑근 변호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특검이 계엄 동기로 지적한 부분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은 “장기 독재를 뭘 어떻게 한다는 말이냐. 시켜줘도 못한다”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런 바보가 어떻게 친위 쿠데타를 합니까. 정치적 눈치가 빨라야죠”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특히 내란죄 요건의 핵심인 국헌문란 목적이 없었고 폭동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은 과거 권위주의 정부시절 계엄같이 국민을 억압하는 군사행정이 아니라 자유와 헌정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 질서 유지 병력을 투입하고, 선거관리위원회에 보안 점검 인력을 투입하는 것이 계엄 선포에 수반하는 조치다. 딱 두 가지 했다”고 설명했다. 국회의원 체포 지시에 대해서도 “체포하라 이런 말은 미친사람 아니고서는 할 수가 없는 거다”며 “제가 옛날에 무슨 하나회도 아니고”라고 부인했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함께 기소돼 재판받고 있는 군·경 수뇌부에 대해 “대통령이 선포한 계엄에 의해 일한 사람들”이라며 “함께 재판정에 있는 분들은 아무 죄가 없다”고 말했다. 말미에는 “모두 제 부덕함의 소치”라며 “제가 너무 순진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재판부를 향해서는 “헌정 붕괴를 막으려 했던 엄중한 책임감에 대해 살펴봐주시고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피고인석에서 정면을 바라보고 앉아있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자신의 뒷 줄에 앉은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려는 듯 오른편으로 의자를 돌려서 앉았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야당이 그들(반국가세력)과 손잡은 게 한 두 번이 아니다”라고 하자 끄덕거렸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발언하는 윤 전 대통령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 보였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내란 우두머리 혐의의 법정형 중 가장 중한 사형을 구형했다. 박억수 특검보는 “비극적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전두환, 노태우보다 더 엄격한 단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선고 기일을 다음달 19일 오후 3시로 잡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2차 결심공판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있다. 뉴스1



김보름.최서인.조수빈([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