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방송도 '순교자 많아' 인정…"테러단체 탓" 책임 돌려
해외 단체 "사법절차 건너뛴 자백 영상, 강압·고문 우려"
이란 사망자 1만2천명 추정까지…"하메네이 발포령" 주장도(종합2보)
국영방송도 '순교자 많아' 인정…"테러단체 탓" 책임 돌려
해외 단체 "사법절차 건너뛴 자백 영상, 강압·고문 우려"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란의 경제난 항의 시위와 관련해 사망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당국이 갈수록 강도 높은 진압에 나서면서 자백 강요 등 사법절차를 둘러싸고 또다른 인권 유린 우려도 낳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에 기반한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이날까지 시위가 17일간 이어지면서 약 2천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했다. 이 가운데 1천847명은 시위 참가자, 135명은 군과 경찰관 등 정부 측이다.
이와 별도로 어린이 9명, 시위대와 무관한 시민 9명 등도 사망했고 체포된 인원이 총 1만6천700명을 넘는다고 이 단체는 언급했다.
노르웨이 기반 단체 이란인권(IHR)의 경우 시위대 734명이 숨지고 수천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IHR이 입수한 미확인 정보에 따르면 사망자가 6천명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IHR은 중부 이스파한 지역의 법의학시설에 등록된 시위 관련 사망자만 1천600명에 달한다며 "숨진 이들의 상당수가 30대 미만"이라고 전했다. 일부 희생자는 일반 총탄과 산탄 모두에 맞았다고 한다.
IHR은 이란 국영방송이 체포된 시위 가담자들의 자백 영상을 송출하고 있다며 "강압과 고문으로 얻어낸 자백을 사법절차 이전에 방송하는 것은 무죄 추정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약식 재판에 따른 처형 위험도 심각하다고 한다.
영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날 "지난 8∼9일 이틀에 걸쳐 이란 현대사에서 가장 대규모의 학살이 자행돼 최소 1만2천명이 죽었다"고 보도했다.
사망 사례 대부분이 이란 신정체제를 수호하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그에 연계된 준군사조직 바시즈민병대 소속 대원들의 총격에 따른 것이라고 이 매체는 추정했다.
또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와 대통령실에서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직접적인 지시로 3부 요인의 승인 하에 발포 명령이 내려졌다고 이 매체는 언급했다.
이같은 발표는 외부 검증을 거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시위가 실제로 대규모 사상자를 낳았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한 관리는 시위 국면에서 숨진 이들이 약 2천명에 이른다고 언급하며 시민과 군경 사망자가 발생한 책임을 '테러범들'에게 돌렸다고 한다.
이날 이란 국영방송도 무장·테러단체로 인해 "많은 순교자가 나왔다"는 발언을 보도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지난달 28일 시위가 시작된 이후 이란 매체에서 사망자가 다수라고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폴커 튀르크 유엔 최고인권대표는 성명에서 이란 사태를 두고 "끔찍한 폭력의 악순환이 계속돼서는 안 된다"며 "공정, 평등, 정의에 대한 이란 국민의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튀르크 대표의 성명을 전한 제러미 로렌스 대변인은 이란 주재 유엔 소식통을 인용해 사망자가 수백명 수준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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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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