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특사, 팔레비와 회동"…美, 이란 정권붕괴 염두뒀나
트럼프, 이란 시위대 사상자 규모에 "여러 숫자 들어…너무 많다"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가 이란 왕세자였던 레자 팔레비와 비밀 회동했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윗코프 특사는 미국에 망명 중인 팔레비 전 왕세자와 만났으며, 이는 이란의 반(反)정부 시위가 격화하는 국면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이란 야권 지도자의 첫 고위급 접촉이라고 한 고위 당국자는 이 매체에 전했다.
팔레비 전 왕세자는 전날 CBS 인터뷰에서 "이란에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국이) 더 빨리 이란에 개입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이란 정권 교체에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국민들과 연대하고 있다"며 자신이 트럼프 행정부와도 소통했다고 밝혔는데, 이같은 언급과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윗코프 특사와의 회동을 의미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이란의 애국자들이여, 계속 시위하라. 여러분의 (정부)기관들을 점령하라"며 "(이란에) 도움의 손길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윗코프 특사와 팔레비 전 왕세자의 회동이 사실이라면 이는 미국이 권위주의적인 이란 신정 정권의 붕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전 정지 작업을 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팔레비 전 왕세자는 이란의 '과도기 리더'를 자처하고 있으며, 이란의 시위대 사이에서도 팔레비 왕조로의 복고를 지지하는 구호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팔레비 전 왕세자에 거리를 뒀지만, 한 고위 당국자는 악시오스에 "시위 현장에서 팔레비의 이름을 외치는 것에 트럼프 행정부가 놀라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디트로이트의 포드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자신이 거론한 '이란을 향한 도움의 손길'이 어떤 의미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건 여러분이 직접 알아내야 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시위대 인명피해 규모에 대해) 여러가지 숫자를 들었는데, 어느 쪽이든 많다는 것"이라며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에서 최소 5천명의 시위대가 사망했다는 평가를 미국과 공유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현지에선 정확한 규모가 집계되지 않는 가운데 사망자가 많게는 1만2천명에 이른다는 주장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