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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내릴 때마다 '8억 잭폿'…중국 한일령에 한국은 '크루즈 특수'

중앙일보

2026.01.13 12:00 2026.01.1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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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독일 선사 아이다크루즈사의 6만9000t급 선박인 아이다디바호가 부산항 크루즈 터미널에 입항했다. 사진 부산항만공사
글로벌 크루즈들이 한국으로 뱃머리를 돌리고 있다. K콘텐트의 영향력 확산과, 중·일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 등이 맞물린 결과다. 국내 항만업계와 관광업계는 대형 크루즈 수용 가능성을 점검하고, 모처럼 찾아온 ‘크루즈 특수’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3일 항만업계에 따르면 올해 부산·인천·제주항의 크루즈 입항 예정 수는 843항차(부산 420회, 제주 348회, 인천 75회)로 집계됐다. 지난해 556항차(부산 203회, 제주 321회, 인천 32회)보다 51.62% 늘어났는데, 부산과 인천은 배 이상 늘었다. 현재 기항문의가 이어지는 만큼, 올해 입항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국내 크루즈 입항 규모가 늘어난 가장 큰 원인은 중국의 ‘한일령’(限日令, 중국의 일본 관광·콘텐트 제한)으로 중국 대형선사들이 한국을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어서다. 부산항의 경우 중국발 크루즈선 입항이 지난해 8항차에서 173항차로 대폭 늘었고, 인천항도 올해 이미 이뤄졌거나 기항예정 크루즈의 약 70%가량이 중국발이다. 상하이·톈진에서 출발하는 톈진동방국제크루즈의 드림호(7만7000t급)·비전호(10만2000t급), 아도라크루즈의 매직시티호(13만6000t급) 등은 부산·인천·제주에 정기적으로 기항한다.

김경진 기자
인천항만공사(IPA) 관계자는 “중국이 동북아 크루즈 관광 시장의 큰손인데, 최근엔 중·일 간 외교 문제로, 노선조정이 일어나며 항로조정 문의가 더 많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콘텐트의 영향력이 확대되며 전 세계 주요 항만을 순회하는 월드와이드 크루즈선도 속속 한국을 찾고 있다. 지난 12일 부산항엔 독일 선사 아이다크루즈사의 아이다디바호(6만9000t급)가 승객 2000여명을 태우고 입항했다.

지난 12일 부산항을 찾은 아이다디바호 승객들이 하선하고 있다. 사진 부산항만공사
지난 12일 중국인 학생 단체관광객들이 인천 연수구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로 국내 크루즈 관광객수는 꾸준히 증가세다. 한국관광데이터랩·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17만명 수준이던 관광객은 2024년 73만명까지 늘어났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크루즈 관광객이 100만명을 훌쩍 넘길 가능성이 크다.

크루즈는 한번 입항하면 통상 8~12시간 접안하고, 관광객들은 이 시간 동안 주변 관광지들을 둘러본다. 항만업계는 크루즈 규모(t)와 접안시간 등을 따져 선박입출항료, 접안료, 정박료, 터미널이용료 등을 받는데, 입항횟수와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 항만시설 사용 수익이 늘어난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12시간 정박한 아이다디바호는 약 2000만원의 시설사용료(크루즈터미널 이용료 포함)를 냈다. 업계에 따르면 항만시설사용료는 통상 1회 입항 시 1500만원(10만t 기준) 수준이고, 관광객 인원이 증가하면 크루즈터미널 이용료(약 6000~1만원) 수익이 증가한다.

지역 경제 파급효과도 적지 않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크루즈 1척(승객 3000명 기준) 기항 시 약 8억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난다고 밝혔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크루즈 입항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관문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잠시 머무는 것(기항)을 넘어 1박 이상 머무는 크루즈도 증가세다. 중국발인 로얄캐리비안의 스펙트럼오브더씨(16만8000t급), 아도라크루즈의 아도라메디테라니아(8만5000t급) 등은 인천에서 1박 이상 머무는 ‘오버나잇’ 일정을 편성했다. IPA에 따르면 올해 계획된 오버나잇 크루즈는 13항차로, 지난해보다 160%(8항차)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크루즈 관광객의 특성에 따른 관광상품 편성을 주문했다. 남장우 안산대 호텔관광학과 교수는 “최근 국내 기항 크루즈 투어의 경우 관광객들이 해당 도시에 한나절 정도 머물게 된다. 지역 내 경제적 파급 효과를 확대하기 위해선 도시 내 관광 포인트 간 연결성을 갖추고 동선을 최적화해야 한다”며 “맞춤형 콘텐트를 발굴하고, 전략적으로 크루즈 유치전략을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석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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