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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 사라진 치매 어르신…경찰이 '신발 밑창'부터 찾은 이유

중앙일보

2026.01.13 12:00 2026.01.1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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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수색견과 함께 찾은 실종자를 살피고 있다. 이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사진 경남경찰청
지난해 12월 2일 오전 2시 30분쯤 경남 진주에서 한 80대 치매노인이 실종됐다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이미 약 1시간 30분 동안 노인을 찾지 못한 가족은 ‘아버지를 찾아 달라’며 다급하게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치매 노인은 인지 능력과 방향 감각이 떨어져 이곳저곳 배회할 가능성이 높은 탓에 실종 시간이 길어질수록 발견이 어렵다. 경찰은 신고 접수 단 5분 만에 주거지에서 약 500m 떨어진 버스터미널에서 실종자를 발견했다.

실종자 수색에 투입된 경찰관은 3명에 불과했다. 기존에 경찰·소방·지자체 인력 수십명을 동원해왔던 것보다 훨씬 적은 수색 인력으로 더 빨리 실종자를 찾아낸 것이다. 그 숨은 공신은 위치추적용 ‘스마트 태그’였다. 진주경찰서 실종팀은 앞서 5차례 실종 신고가 접수됐을 정도로 실종 위험 컸던 이 노인의 신발 밑창에 가족 동의를 받아 스마트 태그를 미리 부착해뒀다. 이를 기억하고 있던 경찰이 손쉽게 실종자 위치를 파악해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 수 있었다.

신발 깔창에 부착한 위치추적용 '스마트 태그' 모습. 사진 경남경찰청
경남경찰청은 이런 전자 추적 장비 활용과 함께 지역민과 함께 실종자를 찾는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실종 종합대응 체계’를 올해부터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스마트 태그는 반경 100m 이내에 휴대폰(삼성 갤럭시)만 있으면, 해당 휴대폰이 기지국 역할을 해 그 위치를 스마트 태그와 연동된 앱을 통해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크기는 가로 3㎝·세로 5㎝ 수준이다. 신발 밑창이나 지팡에 부착하거나 열쇠고리·목걸이 형태로 가지고 다닐 수 있다. 배터리 교체없이 장기간(300~700일) 작동된다.

이 때문에 휴대폰 등 소지품을 챙기지 않고 실종되는 경우가 잦은 치매 환자나 지적장애인 등 실종 고위험군에게 유용한 장치라는 게 경찰 설명이다. 그간 이들 고위험군의 실종 사건이 발생하면 저인망식 수색이나 폐쇄회로(CC)TV 분석에 대규모 인력이 동원되는 게 현실이었다. 하지만 스마트 태그를 실종자 수색에 활용해 적은 인원으로 실종자를 조기에 발견하는 사례가 차츰 늘고 있다고 한다. 경찰은 조만간 과거 실종 이력 등을 토대로 스마트 태그를 지급할 기준을 정립하고, 장비 구입에 필요한 예산 마련 방안도 준비 중이다.

위치추적용 '스마트 태그'와 연동된 앱을 통해 휴대폰으로 실시간 위치 확인이 가능하다. 사진 경남경찰청
경남경찰은 또 지역사회 함께 협업 체계를 구축, 수색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각 경찰서가 지역에 있는 자율방범대, 의용소방대, 해병대전우회 등 여러 민간단체와 함께 실종자를 수색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경남 시·군에 ‘실종자 수색 활동 지원 조례’가 제정, 수색대원에게 필요한 장비·간식·교통 등 경비를 지원할 근거가 마련된 덕분이다. 또 경찰은 각 지역의 배달·운송·대중교통 업체 등에 실종 경보 네트워크도 활성화하고 있다.

지난 한 해 경남에서는 지난 한 해 약 5300건의 실종 신고(단순 가출 포함)가 접수됐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약 2400건이 치매 환자, 장애인, 18세 미안 아동 등이 실종됐다는 신고였다.



안대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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