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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의회조사국 "마두로 축출 적법 논란…베네수 아직 불안정"

중앙일보

2026.01.13 12:00 2026.01.1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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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압송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진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의 헬기 승강장에 도착한 마두로 대통령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압송 작전에 대해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12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민주주의 회복 및 ‘마두로 퇴진’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군사 작전의 합법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베네수엘라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하며 일부는 미국 정책을 불확실하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의회 전속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의회조사국은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며 철저하게 비당파적인 분석 보고서를 내놓는 기관으로 유명하다. 신뢰도가 높은 의회조사국에서 ‘마두로 축출’ 작전의 적법성 논란을 다뤘다는 점에서 향후 의회 차원의 감독과 법적 검토가 심도 있게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원 일부 ‘의회 승인·통보 부재’ 비판”

의회조사국은 이날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체포: 의회 고려사항’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마두로 체포에 대한 의회의 반응은 엇갈렸다”며 “일부 의원들은 마두로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한 ‘단호하고 정당화된’ 작전을 지지한 반면, 다른 의원들은 의회 사전 승인이나 통보가 없었다는 점을 비판했다”고 짚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12일 공개한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체포: 의회 고려사항’이란 제목의 보고서. 미 의회조사국 홈페이지 캡처
미 연방 의회에는 전쟁권한법에 근거해 대통령에게 군사행동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안들이 제출된 상태다. 지난 8일 상원은 의회 승인 없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추가적 적대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전쟁권한결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기 위한 안건을 표결에 부쳐 찬성 52명, 반대 47명으로 가결처리하기도 했다.



‘전쟁권한결의안’ 통과 가능성…심상찮은 기류

상원은 여당인 공화당이 과반 다수당이지만, 랜드 폴 등 공화당에서 5명의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 뜻과 달리 찬성표를 던진 결과였다. 당시 찬성표를 던진 토드 영 공화당 상원의원은 마두로 체포 작전은 지지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를 운영(run)하겠다고 한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본회의 상정이 결정되면서 해당 결의안은 상원에서 과반 통과가 유력하며, 하원에서도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상·하 양원을 통과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무효화한다. 그럼에도 결의안의 현실화 가능성과 무관하게 이번 군사 작전을 두고 의회 내 심상치 않은 기류가 표면화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베네수엘라 석유 인프라 재건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가진 글로벌 석유ㆍ가스 기업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선박 공격·압류 합법성 놓고도 의견 분분”

미 의회조사국은 보고서에서 “의회는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마두로 정권에 권력 이양을 압박해 온 과거 미국 정책들을 지지해 왔다”면서 “하지만 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목표와 마약 운반 선박에 대한 미군 공습,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송 선박 압류, 마두로의 군사적 축출, 잠재적 에너지 거래의 합법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간 마두로 대통령이 주도하거나 연관된 마약 밀매 및 테러 단체들이 미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의회조사국은 보고서에서 “마두로의 2025년 공소장에는 그를 ‘태양의 카르텔’의 수장으로 명시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태양의 카르텔’을 두고 마두로 정권이 운용하는 악명 높은 마약 카르텔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은 “마약으로 부패한 베네수엘라 장군들을 일컫는 은유적 표현일 뿐 실존하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의회조사국은 또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석유 및 기타 자원을 훔쳤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일부 전문가들은 마두로가 TDA(트렌 데 아라과, 베네수엘라서 시작된 다국적 범죄 네트워크)를 지휘하고 있다는 주장, 석유가 도난당했다는 주장 등 행정부 논리를 반박해 왔다”고 전했다.



“일각서 美 정책, 불확실하게 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충성파로 알려진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장관이 지난 6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 여사 지지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의회조사국은 이 대목에서 “베네수엘라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하며, 일각에서는 미국 정책을 불확실하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시 대통령에 오른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과 마두로 측근 세력이 외관상으로는 단결된 모습을 보이고 일부 정치범 석방 등을 통해 미국과 협력할 의사를 내비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탄압이 오히려 강화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면서다.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 대통령 축출로 베네수엘라가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고 석유 생산 확대로 경제적 번영을 이룰 것이라고 주장해 왔는데, 의회조사국 진단은 이와 차이가 있다.

의회조사국은 이번 작전이 촉발한 국제적 논쟁도 다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이 “위험한 선례”라며 우려하고 일부 동맹국들이 긴급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이번 작전을 비난했으며, 유럽연합(EU)이 미군의 자제와 국제법 준수를 촉구하고, 중국·쿠바·이란이 규탄 메시지를 낸 점 등을 들었다.

의회조사국은 마지막으로 의회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쓸 수 있는 다양한 카드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의회가 ▶정부에 대한 정보 요구 ▶향후 군사행동이나 작전 자금을 승인 또는 금지하는 법안의 검토 ▶민주주의·경제 회복 지원 등 인도적 자금 배정 ▶청문회 개최 등을 할 수 있다고 열거했다.



김형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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