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빅마켓 구단이 맞나 싶다. 잡아야 할 선수마저 놓친 보스턴 레드삭스의 팬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올 겨울 메이저리그 FA 시장에서 유일하게 돈 한 푼 안 쓴 보스턴의 행보가 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보스턴은 지난해 주전 3루수로 뛴 3루수 알렉스 브레그먼을 시카고 컵스에 빼앗겼다. 컵스는 5년 1억7500만 달러에 브레그먼을 FA 영입했다. 보스턴에서도 5년 1억6500만 달러를 오퍼했지만 전 구단 상대 트레이드 거부권, 지불 유예금 지급 시점 등 세부 조건에서 컵스에 밀린 것으로 드러났다.
보스턴으로선 꼭 잡아야 할 선수였다. 지난해 시즌 중 중심 타자 라파엘 데버스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트레이드한 것도 브레그먼이 있어 가능했다. 2억5000만 달러 이상이었던 데버스의 잔여 연봉을 덜어내면서 페이롤을 비웠고, 브레그먼을 잡을 공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보스턴은 브레그먼을 놓쳤고, 팬심도 실망감으로 가득하다. 브레그먼을 놓쳤을 뿐만 아니라 아직 이번 FA 시장에서 단 한 건의 계약도 이뤄지지 않은 유일한 팀이다. 같은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FA 계약에 3억3600만 달러 거액을 쓴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차이.
비난의 화살은 크레이그 브레슬로 보스턴 야구운영사장에게 향하고 있다.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지역 매체 ‘매스라이브’에 따르면 브레슬로 사장은 “선수를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했는데 놓치면 실망스럽다. 우리는 팬들에게 우승을 선사하기 위해 이 일을 한다. 계약에 실패한 것은 그 목표로 가는 데 있어 장애물이 된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그는 “반복되는 말처럼 들리겠지만 우리는 팀을 강화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열어둘 것이다. FA 영입도 있지만 트레이드도 마찬가지다. 타선 보강을 계속 시도할 것이고, 투수와 수비에 집중하는 것도 승수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이다”며 플랜B를 예고했다. 내야수 보 비셋이라는 더 비싼 매물도 FA 시장에 나와있지만 최근 보스턴 행보라면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데버스도 트레이드하고, 브레그먼도 놓치면서 보스턴의 3루가 휑해졌다. 둘 중 한 명은 있어야 했지만 둘 다 없다. 브레슬로 사장은 “지금 우리가 마주한 결과는 이상적이지 않지만 둘 다 긴 시간적 관점에서 평가될 것이다”며 지금 당장 평가받을 부분은 아니라고 답했다.
[사진] 크레이그 브레슬로 보스턴 야구운영사장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즌 때 브레그먼과 연장 계약을 논의했는지 여부에 대해 답하지 않은 브레슬로 사장은 “브레그먼과 그의 가족은 앞으로 5년간 커리어를 어디서 보내야 할지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우리는 그가 남기를 바랐지만 그 권리를 존중한다. 결정 과정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했는지 추측하는 것은 어리석고 불공정하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계속 회피했다.
이어 그는 “브레그먼이 지난 시즌 팀에 미친 영향을 가볍게 넘기진 않겠다. 그는 훌륭한 선수로 클럽하우스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존재였다. 하지만 이 일을 장기적, 단기적 이익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하고, 아무리 어렵더라도 구단을 위해 최선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 때로는 좋은 선수를 놓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2026년 다른 선수 구성으로 하게 되더라도 지구 우승을 다투고, 포스트시즌에서 오래 살아남겠다는 결의는 결코 약해지지 않을 것이다. 현재 우리가 가진 전력을 믿고 있고,, 동시에 전력을 강화할 방법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록 FA 시장에선 조용하지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통산 125승을 거둔 선발투수 소니 그레이, 꾸준한 1루수 윌슨 콘트레라스를 데려왔다. 지난해 시즌 중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외야수 로먼 앤서니(8년 1억3000만 달러), 마무리투수 아롤디스 채프먼(1+1년 1330만 달러)와 연장 계약하기도 했다.
나름대로 전력을 지키고 채웠지만 보스턴 팬들의 눈높이를 채우기에는 이번 FA 시즌 행보가 너무 실망스럽다. 수년째 투자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존 헨리 보스턴 구단주에게도 비난이 번지고 있다. 2018년 월드시리즈 우승 후 헨리 구단주는 지갑을 닫았고, 최근 7년간 보스턴은 가을야구 두 번에 만족했다. 그 사이 세 번이나 지구 꼴찌로 추락하며 빅마켓 구단답지 않게 침체기가 길어지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