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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원 '정보유출'엔 침묵한 채…"쿠팡 차별·정치적 마녀사냥"

중앙일보

2026.01.1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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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 의회에서 한국 정부가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술기업들을 부당하게 차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을 대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13일 대규모 현장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대전의 한 쿠팡 물류센터에서 대형 배송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김성태 객원 기자

미 하원 세입위원회 산하 무역소위원회의 에이드리언 스미스 위원장(공화·네브래스카)은 13일(현지시간) 청문회에서 “한국은 미국 기업들을 명백하게 겨냥하는 입법 노력을 계속 추구하고 있다”며 “쿠팡에 대한 차별적인 규제 조치가 한 사례”라고 주장했다.

스미스 위원장은 한국이 지난해 11월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반영해 미국과 함께 발표한 공동 팩트시트에서 “미국 기업들을 차별하지 않고, 미국 기업들이 불필요한 디지털 무역장벽에 직면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는데도 이렇게 행동하고 있다”며 “한국 규제당국은 이미 미국의 기술 리더들을 공격적으로 표적 삼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쿠팡 성명서의 ‘이중 언어’

스미스 위원장의 발언은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책임을 묻기 위한 정부와 국회의 움직임을 자국 기술기업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한 말이다.

쿠팡은 매출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올리고 있지만, 한국 법인의 지분 100%를 미국에 상장된 모회사 쿠팡 아이엔씨(Inc.)가 소유하고 있다. 또 모회사 의결권의 70% 이상은 창업주인 미국 국적자 김범석 쿠팡 아이엔씨 이사회 의장이 보유하고 있다.

신재민 기자
미국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다른 나라의 디지털 규제를 주제로 한 이날 청문회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한국의 디지털 규제 동향에 대한 미국 정부와 정치권 등의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가운데 열렸다.

청문회에 참여한 여야 의원들도 쿠팡의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에 대한 책임을 묻기보다, 한국 정부의 디지털 규제와 쿠팡에 대한 수사 진행 상황 등을 지적했다.

캐롤 밀러 하원의원(공화·웨스트버지니아)은 다른 나라들이 계속해서 디지털 분야에서 자유로운 교역을 막으려고 한다며 “이런 움직임이 한국에서 가장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회를 통과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검열법”이라고 비판했다.

밀러 의원은 특히 “한국이 최근 두 명의 미국 경영인을 상대로 정치적 마녀사냥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 대표와 김범석 쿠팡Inc 의장에 대한 수사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야당 의원들도 쿠팡의 일방적인 주장을 근거로 한국 정부를 비판했다. 수전 델베네 의원(민주ㆍ워싱턴)은 “지역구인 워싱턴주에 있는 쿠팡 같은 기업들로부터 한국 규제당국이 이미 약속을 위반하고 있다고 듣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생활을 보호하고, 혁신을 지지하며, 해외에서 활동하는 우리 기업들을 보호하는 디지털 교역 규범을 설정하기 위해 의회 주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미국 서북부 워싱턴주 시애틀에 기술·엔지니어링 사무소를 두고 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지난달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미국 상원 로비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Inc은 상장 이후 4년간 총 1075만5000달러(약 159억원)를 로비 자금으로 지출했다. 로비 규모는 쿠팡이 한국에서 위기 상황에 직면할 때마다 늘어났다. 2021년 101만달러 수준이던 로비 자금은 지난해 387만달러(추산)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쿠팡이 자체 브랜드 상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검색 순위와 후기·평점을 조작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5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고 검찰에 고발당했던 때와 겹친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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