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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1년 르포] 대선격전지 가보니…"관세효과 체험" vs "나라 망가뜨려"

연합뉴스

2026.01.1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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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이니아 최대 격전지 이리카운티·철강도시 피츠버그 민심, 찬반 교차 트럼프 당선시킨 '경제' 이슈,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부메랑으로 관세·베네수·이민정책 평가 엇갈려…시험대 오른 트럼프 2기 행정부
[트럼프1년 르포] 대선격전지 가보니…"관세효과 체험" vs "나라 망가뜨려"
펜실베이니아 최대 격전지 이리카운티·철강도시 피츠버그 민심, 찬반 교차
트럼프 당선시킨 '경제' 이슈,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부메랑으로
관세·베네수·이민정책 평가 엇갈려…시험대 오른 트럼프 2기 행정부

(이리·피츠버그[미 펜실베이니아주]=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맞아 2024년 대선에서 가장 치열했던 경합지의 민심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직전 대선에서 최대 승부처로 지목됐던 펜실베이니아주, 그 안에서도 '격전지 중의 격전지'로 꼽힌 이리 카운티(Erie County)를 지난 7일(현지시간) 찾았다.
펜실베이니아 북서쪽 끝에 자리 잡은 이리 카운티는 인구 구성면에서 주 전체를 축소해 놓은 모습으로, 민주당 성향의 도심과 보수적인 농촌 지역, 이념적으로 섞여 있는 교외 지역으로 구성돼 있다.
대선의 최종 승자 적중률이 높은 '벨웨더(지표) 카운티'로서 선거때마다 미국 언론이 주목하는 곳이다.
2008, 2012년 버락 오바마에게 표를 줬던 이리 카운티는 2016년 공화당의 트럼프, 2020년 민주당의 조 바이든을 지지했다. 2024년에도 트럼프를 선택하며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점을 입증했다. 그러나 트럼프(6만7천399표·득표율 50.1%)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6만5천464표·득표율 48.7%)간 표차는 크지 않았다.
평일인 7일 낮, 이리 카운티의 교외 지역인 밀크리크(Millcreek) 주택가에 도착했을 때 부슬비가 내리는 날씨에 오가는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인근 저가형 할인 매장 '달러 제너럴'에서 만난 주민 제시 제임스(43) 씨는 자신이 특정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파' 성향이라고 소개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찬성한다면서도 물가, 베네수엘라 등 나머지 이슈에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맞는 방향이고, 공감하고 있다"며 "한국이나 중국이 다 자기 나라를 먼저 챙기듯이, 미국도 그러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 적자 상황을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전 세계 국가에 광범위한 상호관세를 부과한 정책 취지에 공감한다는 의미다.
제임스 씨는 그러나 건강보험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 종료와 관련해선 "내 아내는 건강 문제가 많고 나도 조금씩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오바마 케어가 있어서 우리 같은 사람들이 숨을 좀 돌릴 수 있었지만, 트럼프가 그걸 건드려서 의료보험을 잃게 되는 건 아닐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3일 군사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미국으로 체포·압송한 것을 두고도 "정말 바보 같다.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킬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는 그런 게 필요한 게 아니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어 밀크리크 복합쇼핑몰에서 만난 주민들에게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 발언이 주를 이뤘다.
특히 고(高)물가에 따른 생활비 부담 증가를 한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경제'가 핵심 이슈가 될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였다.
트럼프의 재집권을 가능케 했던 '경제' 이슈가 이제는 부메랑이 되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중간평가에서 되레 발목을 잡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라 루이스(43·여) 씨는 "생계를 위해 매일 운전하고 있는데, 주유비는 물론이고 음식비, 주거비 같은 모든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가 내려갔다'고 한 것을 두고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루이스 씨는 또 "왜 갑자기 다른 나라들에 돈을 받고 그 부담을 우리에게 늘리는 것이냐"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다른 주민 제임스 뷰어(66) 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결국 우리에 대한 세금"이라며 "이 쇼핑몰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가 취임하기 전보다 가격들이 훨씬 더 올라갔다"고 말했다.
뷰어 씨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이 동맹국들의 신뢰를 잃게 됐다면서 "한국 같은 나라들에 투자를 압박하면서 그것을 진짜 외교가 아닌 괴롭히는(bullying) 방식으로 했다. 중국 같은 나라가 미국에 불만을 가진 나라들 사이에서 더 영향력을 키우게 했다"고 꼬집었다.
최근 있었던 '마두로 체포 작전'에 대해서도 우려의 분위기가 짙었다.
흑인 여성 이디스 제임스(59) 씨는 "트럼프가 한 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한 것과 똑같은 일"이라며 "말로는 평화를 원한다고 하지만, 전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니어랏코(83) 씨는 "마두로가 마약, 부패에 연루된 끔찍한 인물인 것은 맞지만, 다른 나라 문제에 개입할 때는 국제법을 활용했어야 했다. 트럼프는 우리 군대를 체스판의 말처럼 써먹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반구 지역에서 영향력 확대 의사를 천명한 것을 두고도 "중남미 사람들은 미국의 영향력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미국, 그냥 꺼져버려(Go to hell). 우리 좀 내버려 둬'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간선거가 다가오면 트럼프를 지지했던 사람들조차도 트럼프가 이 나라를 얼마나 망가뜨렸는지 깨닫게 될 것"이라며 "결국 쟁점은 경제가 될 것이고, 외교 정책과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 방식도 이슈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월마트의 의류 코너에서 만난 스콧 드무어 부자는 트럼프 지지자라고 밝히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및 이민 정책을 강하게 옹호했다.
드무어(64) 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효율부(DOGE)를 만들어 연방기관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 "(정부) 부패를 정리하는 데 큰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아들 스콧 주니어(40) 씨는 관세 정책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많은 산업을 미국으로 다시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유비가 최근 다소 내려갔다고 느낀다는 스콧 주니어 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효과를 본격적으로 내려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면서 "취임 1∼2년이 지나기 전에 경제 정책을 평가해버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모 둘 다 미국 시민이 아니라면 그 아기에게 (미국에서 출생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시민권을 줘서는 안 된다. 미국은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지만, 이제 나라가 성장하던 단계는 오래전에 끝났고 그 정책은 더 이상 유지되면 안 된다"며 트럼프의 '출생 시민권 폐지' 정책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다.
'철강 도시' 피츠버그의 민심을 들어보기 위해 이리 카운티에서 차로 2시간 떨어진 피츠버그의 네빌 아일랜드로 향했다.
네빌 아일랜드는 쇠락과 회복이 교차하는 '러스트벨트'(오대호 연안 공업지대)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곳으로 보였다.
8일 오전 오하이오강에 자리 잡은 네빌 아일랜드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연이어 섬을 드나드는 대형 트럭 행렬이었다.
도로 양옆으로 공장과 물류 시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고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굴뚝들이 눈에 들어왔다.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공업지대 특유의 매캐한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섬 입구의 주유소에서 만난 물류운송기업 XPO 종사자 데이브 맥스웰(30) 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해 "관세 정책이니 뭐니 한다고 해도, 내 월급은 똑같으니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 이슈의 경우,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에 너무 잘 휘둘리는 것 같다"며 "중간선거는 공화당, 민주당 중에서도 결국 미디어를 지배하는 쪽이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곳 주민이라고 밝힌 데미언 조톨리(61) 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일관성이 부족하다"며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ICE 요원의 총격으로 30대 여성이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며 "헌법상 보장된 시위의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총에 맞아 죽은 것"이라며 "미국의 수치"라고 비판했다.
조톨리 씨는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이민 정책 기조에는 찬성한다면서 "민주당은 '우리가 국경을 100%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중간선거에서 확실하게 전달해야 선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철강노조(USW)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는 철강(85억 달러)을 포함한 1차 금속 제조 분야에서 연간 330억 달러의 생산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철강산업 종사자들은 외국 철강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대체로 긍정 평가했다.
로이 하우스먼 USW 입법국장은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조합원 가운데 일부는 철강 관세(50%)의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며 업계 노동자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지지가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장기적인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우려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우스먼 입법국장은 "저희가 바라는 최선은 일관성 있는 통상 정책"이라며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보장하면서 필요할 경우 무역 방어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관세에 대한 대법원 판결 결과와 상관 없이 철강업계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 관세를 지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다시 백악관으로 불러들인 '경제' 이슈는 이제 관세와 물가, 일자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유권자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핵심 평가 지표로 떠오른 듯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베네수엘라와 그린란드 등 해외에 대한 적극 개입 의지를 밝히는 등 국내외 변수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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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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