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14일 일본 나라현에 위치한 호류지(法隆寺)를 함께 방문했다.
일본 방문 이틀째인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5분쯤 차량으로 호류지 남문 앞에 도착했다. 그러자 미리 도착해 있던 다카이치 총리가 반갑게 웃으며 맞이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와 악수를 나눈 뒤 “손이 차네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두 정상은 후루야 쇼카쿠(古谷正覚) 호류지 관장의 안내를 받으며 세계문화유산인 호류지 곳곳을 관람했다.
호류지는 607년 세워진 사찰로, 세계 최고(最古) 목조 건축물이다. 1993년 일본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백제 불교 문화가 일본에 미친 영향이 뚜렷하게 남아있는 곳으로 1500년 전부터 이어진 고대 한·일 교류를 상징하는 장소다.
첫날 한·일 정상회담에서 다양한 분야의 양국 공조를 약속한 두 정상은 둘째날에 다시 만나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여기(호류지)에 자주 와보시나. 어릴 때 소풍도 다니고…”라고 말을 건넸고,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이 구두가 아닌 운동화를 신고 온 데 대해 “어제도 이걸 신으셨죠”라고 관심을 보였다.
두 정상은 14일 호류지에서 친교 행사를 마친 뒤 서로 준비해 온 선물을 교환했다. 이 대통령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록밴드를 결성해 드러머로 활동한 다카이치 총리에게 한국 브랜드(마커스드럼) 드럼과 드럼스틱, 홍삼, 청국장 분말·환 등을 선물했다. 이 대통령이 건넨 드럼스틱은 목·칠 공예 전문가인 장준철 명장이 나전칠기 장식으로 한국 전통의 미를 가미해 특별 제작했다.
두 정상은 전날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제가 ‘골든’과 BTS의 노래 ‘다이너마이트’에 맞춰 함께 드럼을 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합주를 마친 뒤 “박자는 달라도 리듬을 맞추려는 마음은 같았던 것처럼,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도 한마음으로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뇌경색으로 쓰러져 투병 중인 다카이치 총리의 배우자인 야마모토 다쿠(山本拓) 전 중의원을 위해선 유기 반상기 세트와 삼성 갤럭시워치 울트라를 건넸다. 청와대는 “다카이치 총리 배우자께서 전화로 ‘평생 맛있는 것을 해드리겠다’고 말하며 청혼한 일화에서 착안했다”며 “건강을 회복해서 다시금 함께 요리를 만들고 식사하는 평온한 시간이 이어지길 기원하는 뜻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등산을 좋아하는 이 대통령에게 태양광 충전과 방위 측정 기능이 있는 일본 브랜드 카시오의 손목시계를, 김혜경 여사에겐 나라 지역의 전통 붓 제조사 ‘아카시야’의 화장용 붓과 파우치를 선물했다.
일본 측은 전날에는 이 대통령 부부가 머물던 숙소에도 ‘웰컴 키트’를 마련해 제공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웰컴 키트엔 170년 이상 역사를 지닌 나라현의 노포 ‘시라타마야에이쥬(白玉屋榮洲)’의 인기상품 ‘미무로 모나카’와 나라현 특산물인 감을 앙꼬로 만든 ‘감 모나카’가 담겼다. 또 8세기 건립된 나라의 유명 신사 카스가타이샤(春日大社)의 신에게 바치는 음식에서 유래된 명과 ‘카스가’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