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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신 날의 ‘불청객’ 통풍…男 소주, 女 맥주 마시면 더 위험

중앙일보

2026.01.13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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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잔을 부딪히며 건배하는 모습. 중앙포토
술 한잔했다가 극심한 통증에 잠 못 이루는 병. 애주가들을 괴롭히는 '통풍'의 위험을 높이는 술 종류가 남녀에 따라 다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 남성은 소주, 여성은 맥주가 요산 증가와 더 밀접한 관계를 나타냈다.

삼성서울병원 강미라·김경아 교수와 홍성준 박사, 강북삼성병원 안중경 교수 공동 연구팀은 14일 이러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2011년 1월~2016년 6월 삼성서울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18세 이상 성인 1만7011명을 대상으로 요산 수치와 음주량 등의 연관성을 살펴봤다.

통풍은 요산이 몸 밖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관절 연골 등에 과도하게 쌓여 급성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음주에 따른 혈청 요산 수치 상승은 통풍을 유발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과도한 음주는 통풍 발작의 '도화선'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예방·재발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서구권 중심 데이터 대신 한국인들의 음주 패턴을 반영한 분석을 진행했다. 술 섭취량을 에탄올 함량 8g 기준으로 1표준잔(맥주220mL·소주 50mL·와인 85mL)으로 표준화하고, 음주량도 6단계로 구분했다. 분석 결과, 소주·맥주·와인 모두 음주량이 증가할수록 혈청 요산 수치가 올라가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요산 증가를 부추기는 술의 종류는 성별에 따라 나뉘었다.
주종, 성별에 따른 요산 증가 추이. 자료 삼성서울병원
남성은 소주 섭취가 요산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하루에 소주 반잔(0.5표준잔) 정도로 적은 양을 마셔도 요산 수치가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반면 여성은 맥주 섭취가 요산 상승과 가장 밀접한 관련성을 보였다. '폭탄주'처럼 여러 주종을 섞어 마실 땐 남녀 모두에서 요산 수치가 더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맥주와 소주는 와인에 비해 1회 음주 시 소비량이 많은 경향이 있고, 요산 상승에 미치는 양적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면서 "요산 관리를 위해선 술의 종류뿐 아니라 1회 음주량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선호하는 술의 종류에 따라 함께 섭취하는 음식의 특성도 다르게 나타났다. 성별·주종에 맞춰 주된 안주가 달라졌다는 의미다. 남성은 주로 소주를 마시거나 섞어 마시는 사람일수록 단백질 함량이 높은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하지만 여성은 맥주를 주로 마시는 사람이 단백질 많은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하는 편이었다. 일반적으로 단백질 과다 섭취는 통풍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분류된다.
이번 분석을 진행한 연구진. 사진 삼성서울병원
안중경 교수는 "요산 수치가 높은 환자에게 무조건 금주를 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번 연구는 성별에 따라 어떤 술과 어떤 음식 조합을 주의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강미라 교수는 "통풍 환자 교육 시 성별과 음주 습관, 음식 선택까지 고려한 맞춤형 생활습관 지도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개인의 비만도도 요산 조절의 변수로 작용했다. 체질량지수(BMI·몸무게(kg)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25 미만인 사람은 요산 조절 효과가 뚜렷했지만, 비만(BMI 25 이상)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 강 교수는 "요산 수치가 높은 비만 환자는 체중 조절, 음주 습관 개선을 동시에 시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종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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