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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인기 사과 요구에…정동영 "서해 피격때 맞춰 상응 조치"

중앙일보

2026.01.13 19:24 2026.01.13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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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한국발 무인기 침투를 사과하라는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요구와 관련해 "조사단의 결과가 나오는 대로 상응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평양에 무인기를 투입한 혐의로 재판받는 것과 관련해 “2020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서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우리 국민과 대통령에 대해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사과, 유감 표명을 했다 ”며 “그에 맞춰 우리 정부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북한이 무인기 침투 재발 방지를 요구한 것에 대한 입장을 밝히다 나온 발언으로, 해당 혐의에 대해 유죄가 확정될 경우 이재명 대통령이 사과할 수 있다는 취지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통일부 산하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남북하나재단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내란재판부가 윤석열 정권이 저지른 2024년 10월 무인기 침투 북한 공격 유도 사건에 대해 일반 이적죄를 적용해 심판을 진행하고 있는데 곧 재판부의 판결이 내려지고 사건 진상이 낱낱이 밝혀지게 될 것”이라고 이처럼 말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2020년 통지문을 통해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 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시 북한군은 표류 중이던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씨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불에 태워 훼손했다.

이를 두고 문재인 정부는 김정은이 직접 사과한 데 큰 의미를 부여했는데, 정 장관이 이를 언급한 건 이 대통령도 직접 사과할 수 있다는 취지로 읽혀 우려가 제기된다. 또 우리 국민이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과 무인기 투입을 등가로 놓고 보는 것이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 장관은 이날 “최근에 무인기 사건과 관련해 북측이 어젯밤 다시 담화 발표를 통해서 인정과 사과 재발 방지를 요구해왔다 ”며 “남북 간의 일체 연락과 소통 채널이 끊어져 있다 보니 공중에다 대고 담화 발표 등을 통해 서로의 뜻을 전달하고 있는데 지극히 부자연스럽고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전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를 통해 “적국의 불량배들에게 다시 한번 명백히 해둔다. 서울 당국은 공화국의 주권 침해 도발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며 재발 방지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하루속히 남북 간의 연락망과 소통 채널 복구되고 대화가 재개되길 희망한다”며 “무인기 사과 요구와 관련해 군과 경찰 진상조사단이 신속하고 움직이고 있고 그 결과가 나오는 대로 상응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0일 관영매체를 통해 한국이 지난해 9월과 지난 4일에 무인기를 침투시켰다고 주장하면서 “대가를 각오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같은 날 국방부는 “민간 영역에서 무인기를 운용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부 유관기관과 협조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북한을 도발하거나 자극할 의도가 없으며, 남북간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쌓아가기 위해 실질적인 조치와 노력을 지속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여정은 지난 11일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한국 국방부가 도발하거나 자극할 의도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하고 싶다”고 했다. 이에 통일부 당국자가 13일 “우리의 대응에 따라서 남북 간 긴장 완화 및 소통 재개 여지도 있을 것”이라고 하자 김여정은 다시 한밤 성명을 내고 이를 “개꿈”으로 폄하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무인기 침투 사건을 두고 남북이 일종의 담화전을 이어가는 모습”이라며 “사건 조사가 진행중인 만큼 섣부르게 후속조치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석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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