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행정구역 통합 이슈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여야 지도부가 14일 대전과 충남을 찾아 기싸움을 벌였다.
이날 오전 충남 서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반드시 이루겠다”며 “국회에서 조속한 시일 안에 법을 통과시켜 지방선거를 통합시로 치를 수 있게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근데 국민의 힘이 걱정”이라며 “오늘 장동혁 대표가 대전 충남 방문 자리에서 한 발언이 수상하다. 행정통합 반대 알리바이를 만드는 과정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대전시청에서 이장우 시장을 만나 ‘특례없는 통합’에 선을 그었다. 장 대표는 “대통령이든 민주당이든 진정성을 갖고 추진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257개 특례 뿐 아니라 더 많은 특례를 담아야한다”며 “특례가 포함되지 않으면 행정구역만 합치는 것으로, 한 명의 시장을 내는 것 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민주당이 해온 방식에 의하면 그건 정치공학적 눈속임에 불과하다”며 “(통합이) 진정한 지방 분권을 이루는 성공적인 모델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여야는 큰 틀에선 대전·충남 통합에 모두 찬성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세부 사안을 둘러싼 신경전이 만만찮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등이 지난해 10월 발의한 통합 특별법을 민주당이 손질하는 과정에서 재정·권한 특례가 줄어드는지 여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수정안이 ‘후퇴안’이 되면 주민투표나 지방의회 의결 등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14일 이장우 대전시장은 장동혁 대표에게 “대전·충남 양 의회가 협의해 내놓은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하나는 교육 분야 특례를 둘러싼 논란이다. 민주당은 성일종 의원 법안의 ‘교육감 선출 방식 특례’ 조항이 사실상 교육감과 단체장을 러닝메이트로 선출하게 되어 있다며 교육 자치를 규정한 헌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전날 대전·충남 통합추진 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박정현 의원은 김민석 국무총리와의 간담회 후 “교육 자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통합 추진에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도 행정구역 통합 추진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김민석 총리는 13일 대전·충남 지역 여당 의원들을 14일 광주·전남 지역 의원들을 국회에서 만나 “조만간 행정통합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과 방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당정은 16일 고위 당정협의를 열어 대전·충남, 광주·전남 통합 방안을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16일 행정통합 관련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기로 했다”며 “김민석 총리가 직접 통합을 발표하고, 정부 지원 방안 등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련 법안은 3월 이전에 처리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한편, 여야가 갈등을 빚는 대전·충남과 달리, 양쪽 모두 단체장이 민주당 소속인 광주·전남 통합은 구체적인 시간표가 제시되며 순항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광주·전남 통합추진특별위원회는 14일 “전남도당이 12일 상무위원회를 열어 ‘광주·전남 통합’을 당론으로 의결한 데 이어 광주시당도 상무위 결의를 통해 이를 당론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광주·전남 통합 추진 특위 공동위원장인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관련 법안을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며, 요청한 내용은 최대한 특례로 담고 법안 체계 상 담기 어려운 부분은 정부 예산에 반영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광주·전남 통합 법안은 이달 말 발의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