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는 2026 아시아쿼터제도를 이용해 호주 국가대표 유격수를 지낸 재러드 데일(26)을 영입했다. 9개 구단은 모두 투수를 보강했지만 KIA만 유일하게 내야수를 데려왔다. 박찬호의 FA 이적으로 자리가 빈 유격수를 메우기 위해서였다. 이범호 감독이 강력하게 요청했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사실 아시아쿼터제도를 도입하면 마운드 보강에 무게를 둔다. 가장 중요한 선발이든 불펜이든 보강 효과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9개 구단은 마운드를 강화했지만 KIA는 내야진의 공백을 메워야했다. 올해 KIA 불펜은 그리 강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시아쿼터로 야수를 선택하면서 상대적으로 마운드 전력이 마이너스가 됐다.
물론 데일이 기대대로 잘해주면 우려는 사라진다. 지난해 11월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 수비력 테스트를 받았고 KBO리그에서도 최상위급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관건은 타격이다. 이 감독은 타율 2할7~8푼 정도를 해주기를 원하고 있다. 데일이 이 정도의 공격력만 보여준다면 박찬호의 이적 공백을 완벽하게 메울 수 있다는 것이다.
KIA 김규성./OSEN DB
KIA 박민./OSEN DB
이 감독이 고심끝에 데일을 선택한 배경에는 김규성과 박민, 2년차 정현창까지 백업맨들의 공격력이 물음표라는 점도 있다. 김규성은 수 년째 내야 백업요원으로 활약을 해왔다. 박민도 작년부터 기회를 받아왔다. 수비력은 인정받았지만 주전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타격 경쟁력이 필요하다. 만일 데일의 공격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세 선수가 메워야 한다. 그래서 더욱 백업요원들의 공격기여도가 중요해졌다
김규성은 통산 타율 2할1푼, 장타율 2할8푼7리, 출루율 2할7푼9리에 불과하다. 컨택 능력은 물론 상대 배터리와의 수싸움도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작년 시즌 실마리를 잡았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풀타임 1군생활을 하며 가장 많은 222타석에 들어섰다.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체력이 떨어지면서 2할3푼3리로 시즌을 마쳤다. 삼성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추격의 솔로홈런에 이어 끝내기 희생타를 날리며 기분좋은 엔딩을 했다.
박찬호의 이적과 함께 유력한 차기 유격수로 거론됐다. 마무리캠프에서 체력을 키우고 타격까지 맹훈련을 펼쳤으나 데일의 입단으로 주전자리를 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실망하기는 이르다. 아직 주전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거쳐야 한다. 땀을 흘린만큼 결과는 나온다. 타격에서 괄목할만한 결과를 보여준다면 다시 유력 후보로 떠오를 수 있다.
KIA 정현창./OSEN DB
2020 2차 1라운드 지명자 박민은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하는 등 수비력은 넘사벽 수준이다. 그러나 통산 타율이 2할1리이다. 작년 처음으로 100타석을 넘겼지만 2할2리에 그쳤다. 역시 2할5푼대 이상의 타율이 필요하다. 타격에서 발전해야 더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마무리캠프부터 타격 능력을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확 달라진 타격을 기대받고 있다.
정현창은 수비에서 부드러운 포구와 깔끔한 송구력을 과시해 차기 주전 유격수라는 극찬을 받았다. 박찬호가 "나 어릴 때보다 낫다"고 칭찬까지 했다. 타격에서도 컨택 능력이 있다는 평가이다. 다만 고졸 2년차여서 풀타임을 소화할만한 체력을 만들어야 한다. 힘을 키우고 정교한 타격을 보여준다면 훌륭한 후보임에는 틀림없다. 스프링캠프에서 이들 세 백업요원들의 행보는 중요한 관전포인트이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