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20일 국가테러대책위원회를 개최해 ‘이재명 대통령 피습 사건’에 대한 테러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국무조정실 대테러센터는 14일 “김 총리는 국가정보원에 요청했던 대테러합동조사팀 재가동 결과와 법제처의 테러 지정 관련 법률 검토 결과를 종합해 국가테러대책위원회 소집을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표이던 2024년 1월 2일 부산 가덕도신공항 건설 부지 시찰 중 흉기에 목 부위를 찔리는 습격을 당한 적이 있다.
총리실 관계자는 “김 총리는 여러 측면을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이 대통령 피습 사건이 테러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 제정된 테러방지법은 테러를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외국 정부의 권한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할 목적 또는 공중을 협박할 목적으로 저지르는 살인·상해 ·폭행·협박 행위로 규정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당시 국회의원 신분이었으니 국가에 대한 테러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일 국가테러대책위에서 테러 지정이 확정되면 법 제정 이후 첫 사례가 된다. 사건 발생 2년 만이다.
이 대통령 피습 사건이 테러로 지정되면 이 사건에 대한 관계기관의 사실상 재수사·재조사가 가능하다는 게 여권의 시각이다. 이 대통령 피습 사건의 가해자인 60대 남성 김모씨는 지난해 2월 살인미수와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15년이 확정돼 수감 중이지만, 확정된 혐의 외의 행위나 배후 등 조력자를 겨냥한 수사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피해자인 이 대통령에 대한 특별위로금 지급도 가능하다.
해당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은 민주당이 꾸준히 제기해 오던 주장이다.
사건 당일 이 대통령에 대해 응급 조치를 했던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8월 언론 인터뷰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법원이 ‘정치적 목적’을 인정했는데도 당시 국정원이 테러 지정 판단을 유보한 채 사건을 축소·왜곡했다”며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김상민 당시 국정원 법률특보가 테러 지정에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국정원 내부 보고서, 사건 직후 경찰의 피습 현장 물청소 정황, 공범과 배후에 대한 수사 부실 의혹 등이 근거였다.
박선원 의원도 지난 12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야당 대표에게 가해진 단순한 형사 사건이 아닌 정치 테러 사건”이라며 “해당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테러방지법에 따른 철저한 조사와 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정치인에 대한 폭력 행위를 정치 테러로 명확히 규정한다는 의미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요 정치인을 각종 폭력 행위로부터 보호할 수 있고, 필요 시 테러 경보 단계를 높일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관련 법령과 제도를 보완할 수 있는 계획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