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레알 마드리드가 알바로 아르벨로아(43) 감독 선임이라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속전속결로 이뤄진 선택에 마드리드 현지는 술렁이고 있다. 성급한 도박인가, 아니면 철저히 계산된 승부수인가.
영국 'BBC'는 14일(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가 알바로 아르벨로아를 새 사령탑으로 앉힌 결정은 상당한 회의론을 불러왔다. 다수의 팬들은 이를 대담한 선택이라기보다 시기상조의 위험한 결정으로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의문부호가 붙는 인선이다. 아르벨로아는 레알 1군을 이끌 만한 화려한 지도자 경력을 갖추지 못했다.
다만 구단 내부의 시선은 다르다. BBC는 이번 결정이 '모험'이 아닌 '정체성과 연속성'을 중시한 계산된 선택이라고 짚었다. 수년간 레알과 함께해 온 인물의 충성심과 구단 정체성을 높이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아르벨로아 역시 취임식에서 이를 분명히 했다. 그는 "곧 43세가 되는데, 그중 20년을 이 클럽에서 보냈다. 매일 세계 최고의 클럽에 있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기고, 또 이기고, 다시 이기는 클럽"이라고 말했다.
이번 변화는 사비 알론소 감독의 퇴진 이후 단행됐다. 레알은 스페인 슈퍼컵에서 FC 바르셀로나에 패한 뒤 알론소와 결별했고, 리그에서는 선두 바르셀로나에 승점 4점 뒤진 2위에 머물러 있다. 알론소의 공백을 메운 인물이 바로 알바로 아르벨로아다.
레알의 인선 방식은 낯설지 않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 체제에서 레알은 카를로 안첼로티, 조세 무리뉴 같은 '검증된 승부사'와 함께, 지네딘 지단처럼 클럽 문화를 완벽히 이해한 내부 인사를 번갈아 선택해왔다. 성공과 실패가 교차했다. 산티아고 솔라리는 내부 승격 이후 6개월도 채 버티지 못했다. 아르벨로아는 이 계보 위에 서 있다.
아르벨로아는 알론소와의 관계도 언급했다. 그는 "어제 알론소와 통화했다. 우리의 우정은 모든 것보다 앞선다. 그는 환상적인 감독이고, 앞으로도 위대한 일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레알과 스페인 대표팀에서 함께 뛰며 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동료다.
지도자로서 아르벨로아의 색깔은 분명하다. 2020년부터 레알 유소년 시스템에서만 지도자 경력을 쌓았고, 최근 7개월간 카스티야를 이끌었다. 그는 4-3-3 포메이션을 선호하며, 높은 압박과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한다. BBC는 "알론소보다 더 공격적인 성향이며, 소통 능력이 뛰어나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무리뉴가 되려 한다면 실패할 것"이라며 "나는 알바로 아르벨로아가 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팬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는 "너무 성급하다"고 지적했고, 일부는 알론소가 선수단을 장악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라커룸 분열설이 불거지며 주드 벨링엄의 이름이 거론됐지만, 벨링엄은 이를 "해로운 허위 정보"라며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아르벨로아의 계약 기간이 공개되지 않은 점도 눈길을 끈다. 레알이 여지를 남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여름을 향해 위르겐 클롭이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클롭은 현재 레드불 그룹에서 글로벌 축구 책임자를 맡고 있으나, 독일 현지에서는 레알행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아르벨로아는 장기 전망보다 현재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욕망으로 가득 찬 선수단을 만났다. 모두가 새 출발을 원한다. 모든 선수에게 백지 상태를 주겠다"라고 말했다. 레알에서 성공은 선택이 아닌 의무다. 아르벨로아는 누구보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