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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역배우 집단 성폭행 사건 밝혀 달라” 청원 5만명 넘어…국회 심사

중앙일보

2026.01.1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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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발생한 단역배우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해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5만명을 넘기며 상임위원회 심사 절차에 회부됐다. KBS 캡처
20년 전 발생한 단역배우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해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5만명을 넘기며 상임위원회 심사 절차에 회부됐다.

8일 국회전자청원의 국민동의청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게시판에 올라온 ‘단역배우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한 청문회 및 특검 요청에 관한 청원’이 5만명을 넘어섰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제도는 청원이 게시된 뒤 30일 이내에 5만 명 이상이 동의할 경우 해당 사안을 소관 상임위원회(본 사건은 행정안전위원회)에 회부해 심사한 뒤 본회의 상정 여부를 결정한다.

청원인은 “단역 배우 자매 자살 사건 중 일어난 공권력에 의해 고소 취하가 된 경위, 피해자가 가해자로 뒤바뀐 경위, 자살에 대한 배경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청원 취지를 밝혔다.

이어 “단역 배우였던 피해자 A씨는 2004년 당시 보조 출연자 반장 12명에게 40여 차례의 성폭행 및 성추행을 당하고도 제대로 된 수사를 받지 못하고, 공권력의 부존재로 제대로 된 수사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2004년 대학원생이던 A씨가 방송사 보조 출연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기획사 반장과 캐스팅 담당자 등 12명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며 고소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A씨는 그해 12월 남성들을 경찰에 고소했지만, 남성들은 혐의를 부인했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A씨에 “가해자들 성기 모양을 그려봐라”고 강요했다. 또 조사 과정에서는 A씨와 남성들이 직접 대면하는 상황을 만드는 등 2차 가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남성들에게 협박을 받은 A씨는 2006년 고소를 취하했고, 법원은 12명 전원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후 A씨는 2009년 8월 유서를 남기고 18층 건물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아르바이트를 소개했던 동생 B씨 역시 죄책감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났으며, 부친도 두 딸의 사망 이후 뇌출혈로 사망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18년 성폭력 사건을 고발하는 ‘미투’(Me too) 운동이 확산하던 재조명받으나 공소시효 만료 등의 이유로 경찰 조사도 하지 못한 채 종결됐다.

피해자 유족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어머니 장연록씨는 1인 시위와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해당 사건의 진상 규명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2014년 장씨는 가해자 12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나 민법상 소멸시효가 만료됐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이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되레 고소를 당했지만,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최근 관련 사안이 행정안정위원회에 회부되자 장씨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여러분들이 기적을 일으켰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이번 정부만큼은 이 사건을 들여다봐 달라”며 “국회든 대통령이든 (가해자를) 처벌해달라”고 밝혔다.



정시내([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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