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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0원 턱밑까지 다가선 원화값…수입물가 6개월째 올랐다

중앙일보

2026.01.14 07:01 2026.01.1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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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물가 부담 장기화 우려

국제 유가 하락에도 원화 약세로 수입 물가는 지난해 6개월 연속 올랐다. 새해엔 원화값이 달러당 1480원 선까지 근접하고, 유가까지 반등해 생활 물가 압박이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입물가지수(2020년=100)는 142.39로 전달(141.47)보다 0.7% 상승했다. 수입물가지수가 6개월 연속 오른 것은 2021년 5월~10월 이후 4년 2개월 만이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환율 상승) 수입 비용이 비싸진 것이 원인이다. 원화값은 지난해 11월 평균 1457.77원에서 12월 평균 1467.4원으로 약 0.7% 하락했다. 원화값 하락세는 핵심 원자재인 원유 가격 하락분을 상쇄할 정도였다. 국내서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지난해 12월 평균 배럴당 62.05달러로 한 달 새 3.8% 하락했다. 반면 국내 휘발유값은 여전히 L당 1700원대에 머물고 있다.

그 결과 지난달 원재료부터 중간재와 자본재 수입 부담이 커졌다. 세부 품목으로는 반도체 등에 쓰이는 귀금속 정련품(전월 대비 13.6% 상승), 암모니아(11.6%), 천연가스(3.6%), 플래시메모리(1.7%), 쇠고기(1%)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시장서 수입물가에 주목하는 건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원화가치 하락이 생활 물가를 자극해 가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새해 들어 원화값 하락세도 심상치 않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대비 원화값은 주간 거래에서 전날보다 3.8원 내린(환율 상승) 1477.5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말 정부의 각종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로 1430원대까지 올랐던 원화값이 보름여 만에 1480원 선 턱밑까지 하락한 것이다.

구조적 요인으로 해외 투자 열풍에 더해 대외 변수가 가세한 영향이 크다. 특히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조기 총선 승부수를 띄우면서 ‘수퍼엔저(엔화가치 하락)’가 되살아났다. 엔화 약세는 동조화 경향이 있는 원화가치 하락을 압박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달러대비 엔화값은 한국시간으로 14일 오후 4시 30분 159.13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156.67엔)보다 1.67% 하락하면서 2024년 7월 이후 가장 낮다. 일본 노무라증권의 마키 사와다 애널리스트는 “다카이치 내각의 조기 총선은 적극적인 재정지출을 의미한다”며 “이를 위해 중의원을 해산할 경우 엔화와 채권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유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는 점도 수입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61.25달러로 전날보다 2.8% 상승했다. 60달러 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해 12월 5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하루 새 2.8% 상승해 배럴당 65.47달러를 기록했다.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미국이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이란이 지정학적 위기에 놓이자 공급 우려가 유가를 끌어올렸다. 씨티그룹은 “이란의 시위가 격화되면 단기적으로 원유 공급이 감소할 수 있다”며 “브렌트유 가격은 3개월 내 7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입 물가가 지속해서 오르면 기업이나 가계로의 가격 전이가 불가피하다”며 “적어도 환율 변동 폭이 단기간 커지지 않도록 외환 당국의 대응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염지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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