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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 대북 사과하자는 정동영, 너무 나갔다는 위성락

중앙일보

2026.01.14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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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무인기 침투를 주장하며 사과를 요구한 데 대해 정부 내에서 또다시 이견이 도드라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4일 “상응 조치”를 언급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유감 표명 가능성까지 시사했는데, 같은 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균형된 입장 하에서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인기 사태로 ‘자주파’와 ‘동맹파’ 간 의견 차이가 다시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동영 장관은 이날 오전 통일부 산하기관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4년 평양에 무인기를 투입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것과 관련해 “2020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서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우리 국민과 대통령에 대해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사과, 유감 표명을 했다”며 “(재판에서) 진상이 낱낱이 밝혀지면 우리 정부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북한이 무인기 침투 재발 방지를 요구한 것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다 나온 발언인데, 윤 전 대통령의 해당 혐의가 유죄로 확정될 경우 이 대통령이 직접 사과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읽히면서 정부 안팎에선 논란이 일었다.

지난 2020년 9월 북한군은 표류 중이던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씨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불에 태워 훼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직후 통지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또 전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한국에 “사과하며 재발 방지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한 데 대해 “남북 간의 연락망과 소통 채널이 복구되고 대화를 재개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담화전으로 의사소통하는 상황은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하며 무인기 사태를 남북 간 대화 복원의 계기로 삼으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통일부 당국자도 전날 “우리의 대응에 따라서 남북 간 긴장 완화의 여지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위성락 실장은 같은 날 일본 오사카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지금은 북한과 함께 무엇을 하는 단계라기보다는 우리 안에서 (경위를) 파악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지, 아직 사과 등 후속 조치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위 실장은 또 “이게 남북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된다는 등의 희망적 사고를 전개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상황이) 거기까지 가 있지 않다”며 “차분하고 담담하게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과의 대화 접점이라는 측면만 아니라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북한이 과거 청와대와 용산 등으로 무인기를 보낸 것도 정전협정 위반인데, 균형된 입장 하에서 대처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민간에서 무인기를 보낸 사실이 확인된다 해도 북한 역시 무인기를 남측으로 무인기를 보낸 적이 있는 만큼 일방적 사과보다는 균형적 접근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위 실장은 “개개인이 희망적 사고를 하거나 우리에게 유리하게 상황을 해석하려 할 수도 있다”면서도 “북한과 관련해선 냉정히, 냉철히, 차분히 대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심석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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